지방 공항 국제노선 분배로 국가 균형발전을 - 정성배 조선대 행정복지학부 교수
2022년 05월 30일(월) 03:00
우리나라는 경제·인구·문화 등에 걸쳐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지나칠 정도로 큰 수도권 중심의 나라이다. 특히 지방 공항의 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용객이 수도권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고, 누적 적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지방 공항의 현실은 더 심각하다. 한국공항공사가 2020년 내놓은 ‘최근 5년 국내 공항 손익 현황’ 자료를 보면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방 공항이 적자경영에 허덕이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한 공항이 전남의 무안공항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공항공사의 2018년 자료에서도 전국 15개 공항 가운데 인천·김포·김해·제주를 제외한 열한 개가 적자 운영이었고,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공항은 역시 무안공항이었다.

그런데 2022년 4월 2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신규 건설 네 곳(가덕도·새만금·대구경북 신공항, 제주 제2공항)과 확장 네 곳(무안·청주·서산·울산 공항)을 포함한 8대 지방 공항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중에 가덕도 신공항에만 무려 13조 7000억 원이 소요된다. 기존 지방 공항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마당에 추가로 8대 지방 공항을 신규 건설 또는 확장하겠다는 계획은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다.

지방 공항의 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이를 메꾸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어 국민 혈세 낭비는 자명해 보인다. 이렇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지방 공항 문제는 지역 경제, 지방 인구 확보, 지역 관광 등과 맞물려 국가의 균형적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제는 더 이상 지방 공항 문제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 지방 공항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국제노선 지방 분배를 제안해 본다. 이는 국제 항공 노선을 전국 지방 공항에 분배하여 특화하는 방법으로 강원권 공항은 우리나라의 동해와 가까우니 미주 방향 노선을 분배하고, 경상권 공항은 남쪽 지역인 남태평양 방향 노선을 분배하며, 호남권 공항은 우리나라의 서쪽 방향에 위치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방향 노선을 분배하는 것이다. 이처럼 지리적 위치를 반영한 지방 공항 국제노선 분배가 실행된다면 석유 정제유 가운데 가장 비싼 항공유가 절약되어 항공 유지비도 절감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지방 공항과 지역 경제 발전과 함께 국가 균형발전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욕심 같아서는 우리나라의 모든 국제노선을 각 지방 공항으로 강제 할당해야 국가 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억지로라도 강하게 주장하고 싶다. 하지만 특정 분야·특정 사람·특정 지방에 편중된 현실적 문제를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지방의 인구 비율과 경제적 여건 등과 같은 다양한 문제를 반영한 전문적 검토가 이어지길 바란다.

각국의 관광객과 전 세계 산업 바이어가 우리나라 전국의 지방으로 찾아오고 나가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각 지역 주민들이 해외 출국과 국내 입국을 위해 서로 다른 지방의 공항을 찾아가고 이용하면서 각 지방에 사람들이 넘쳐 지방 경제가 들썩들썩하고 지방의 균형적 발전에 큰 계기가 마련되는 것을 꿈꿔 본다. 지방의 균형적 발전은 실제 한국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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