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선거공감 기고 <7>] 우리가 뽑는 것은 사람입니다-김성찬 (주)디노랩스 대표이사
2022년 05월 25일(수) 22:30
“인터넷 때문에 편지가 사라져 갑니다. 그러나 두루넷은 인터넷 때문에 반가운 소식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것이 진짜 인터넷입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 최초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두루넷)의 추억 속 광고 문구처럼 인터넷은 그 역할을 하고 있을까? 적어도 선거에서 만큼은 아닌 듯하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 기간 동안 SNS, 문자, 각종 인터넷 언론에는 과열 경쟁으로 인해 선거 홍보물로 가득하다. 장장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초고속 인터넷의 나라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넘치는 정보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여론조사 지지율 발표로 사람인 후보자가 숫자에 가려진다. 마치 민심은 쏟아진 데이터와 정보 속에 있는 듯하다. 물론 득표수로 당락이 결정되기에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유권자에게는 후보자에 대한 반복되는 홍보물과 지지율보다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게 필요하다.

필자는 인공지능 IT 기업에서 온라인 웹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목적은 사람과 사람이 오프라인에서 더 잘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온라인은 현실 세계의 편의를 위해서 존재해야지 현실 세계를 대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 또한 결코 데이터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누군가 어떤 사람인지 숫자만으로 이해할 수도 없다. 온라인과 디지털, 수치로 표현되는 지금의 선거 양상은 후보자에 대한 정성적인 판단과 정량적인 판단을 동시에 할 수 없다. 따라서 유권자의 판단도 흐려질 수밖에 없다.

지금의 선거에서 숫자를 뺀다면, 정성적인 측면은 네거티브와 같은 구태 선거만이 남는다. 그리고 이러한 네거티브는 온라인상에 데이터로 남아 지금의 유권자들이 다음 세대들에게 물려주는 부끄러움이 된다.

네거티브 선거만큼은 남은 선거 기간이라도 중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 이후에 남을 것은 갈등과 분열뿐일 것이다. 이는 선거 운동의 핵심을 정책 선거에 두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후보자들은 어떻게 정책을 소개할 것인가. 먼저 경쟁 구도 자체가 정책으로 공감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구도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정책에 대해서 면밀하게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후보들이 앞으로도 정책 경쟁을 통한 선의의 대결로써, 유권자들에게 정책으로 구애하는 선거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후보자는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써, 해당 사안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한 공약을 제시하여야 한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공약을 알리고 노출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선거법 테두리 안에서 충분히 정책을 홍보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스마트해진 유권자들과 사회적 환경을 이용하는 ‘스마트한 세대’에게 익숙한 선거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과거의 아날로그 방식의 선거처럼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대면하고 정책을 제안하고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사람은 온라인과 숫자(데이터) 속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또 하나의 역사로 기록되기 위해서는 후보와 유권자의 직접적인 만남과 대화를 통한 정책 선거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선거의 결과가 시민들에게 피로감을 더하는 정보와 데이터가 아니라 반가운 소식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