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시철도와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김지환 광주도시철도공사 경영본부장
2022년 05월 13일(금) 01:00
천장지구(天長地久).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하늘과 땅은 영원하다는 의미인데, 그 이유가 가슴을 울린다. 천지(天地)는 ‘스스로 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도리어 오랫동안 살아간다는 것이다.

천지는 우리 지구 공동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전적인 의미의 지구 생태계는 하늘과 땅 그리고 만물이 그 속에 어우러지는 자연 시스템을 뜻했다. 그러나 문명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의 세상에서는 사회 시스템 역시 지구 생태계의 주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음이 자명하다. 이미 인류는 지구 전체의 내일을 좌우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세상은 날이 갈수록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양면 괘지에 볼펜으로 꾹꾹 눌러 쓰던 편지 한 통의 설렘이 스마트폰에 무선 이어폰을 연결한 영상 통화의 신속함으로 바뀌는 데는 채 한 세대도 걸리지 않았다. 물자 풍요와 기술 혜택은 우리의 삶을 놀랍도록 편리하게 발전시켰다.

그러나 넓어진 선택의 폭 이면에는 소모와 폐기가 존재한다. 지금 시대는 어쩌면 놀란(Nolan) 감독이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매일이 크리스마스 같았던 때’라고 표현했던 그 시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영화에선 이 시기가 오래가지 않았다. 모두가 모든 것을 가지려는 탐욕과 경쟁은 결국 자원의 고갈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자신만 살겠다는 경제 논리가 도리어 모두의 몫을 줄이고 더 나아가서는 아예 미래 자체를 안개 속으로 밀어 넣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오늘의 이 풍요와 즐거움을 내일도 지속하기 위해서는, 당장이 아닌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스스로 살려고 하지 않기에 도리어 오랫동안 살아간다’는 말의 의미를 곱씹어 볼 때인 것이다.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지난해 전국 도시철도 최초로 ESG 경영 선포식을 갖고 사람과 사회를 잇는 가치 창출을 선언한 바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즉 세상을 맑고 따뜻하고 정의롭게 꽃피울 새로운 공기업 경영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그간 공사는 친환경 고효율 전기 시스템 도입, 녹색 교통의 도시철도 접근성 향상, 지역 상생, 노동자 이사제 운영 등 다양한 정책으로 ESG 경영의 기반을 닦아 왔다.

공사는 이제 선언적 의미의 ESG를 넘어서, 운영 효율성 제고와 시민 행복을 위한 실질적 효과 창출에 도전한다. 올 한 해 ESG 100대 과제를 선정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보다 차원 높은 경쟁에 돌입하는 것이다. 남을 눌러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는 파괴적인 경쟁이 아니라, 참여와 협력의 공감대 속에서 성장의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그리하여 발전이 발전을 낳는 사회 생태계 구현을 목표로 한다.

리사이클링 캠페인 등 탄소 중립 활동,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인권 영향 평가 제도, 노사가 상생하는 소통 활성화, 중소기업과의 성과 공유제 등이 그 예다. 이를 통해 시민이 스스로 녹색 교통의 의미와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고 기꺼이 그 일부가 되고자 나서는 성장, 시민 편익의 극대화로 공기업의 책임을 다하는 사회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한다.

오늘만을 셈하는 이에겐 내일 너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바라보면, 복잡한 세상에서 나아가야 할 길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균형을 지킬 줄 알아야만 최고의 자리에 다다를 수 있다는 자연의 메시지가 아닐까! 광주도시철도가 펼치는 ESG 경영은 비단 공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즉 지역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향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공사의 노력에, 시민 여러분의 큰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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