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선거공감’ 기고] 유채꽃 필 무렵, 다음 선거를 기다리며-이하늘 광주시 북구 선관위 사무보조원
2022년 05월 12일(목) 19:20
곧 있으면 무려 7가지 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4년 만에 개시된다. 불과 며칠 전 우리는 대통령선거라는 큰 파도를 넘겼음에도 긴장감이 사라지기는커녕 거대한 파도가 다시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모든 선거에 경중은 없겠지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있어서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가장 힘든 선거라고 들은 적이 있다. 투표용지만 해도 한 사람당 7장이 주어지는데 그것들을 모두 투·개표해야 할 때 얼마나 많은 사무원과 시간이 필요할까?

선거철이 시작되면 업무는 파도의 연속이다. 후보자를 위한 선거 사무 책자나 각종 투·개표 관련 매뉴얼 등이 오면서 파도가 시작된다. 광주광역시 북구에는 무려 28개의 동이 포함돼 있다. 전국에서도 얼마 안 되는 큰 규모의 행정구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선관위로 간단한 매뉴얼이 올 때도 그 양은 전혀 간단하지 않다. 이후에 그 매뉴얼과 여러 가지 종류가 포함된 물품을 28개 동 전체에 배부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전투표소에 쓰이는 투표용지 발급기를 포함한 장비는 130여개나 운용되는데, 그 모든 장비를 하나하나 점검해야 했을 때 한숨이 절로 쉬어졌다.

물품은 여러 번에 걸쳐 각 행정복지센터로 배부된다.

항상 적지 않은 물품들이 배부되기 때문에, 배부하는 우리도, 물품을 받는 행정복지센터 직원분들도 고생을 면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배부할 때마다 거의 모든 직원분이 나오셔서 물품을 받아주셨던, 또 맨손으로 일한다며 장갑을 쥐여주셨던 행정복지센터가 기억에 남아있다.

가장 큰 파도는 무엇보다 개표일이다. 그날은 선거관리 업무의 꽃이 피는 날이고, 계속되는 추가 근무로 인해 생긴 피로가 모여서 가장 높은 파도가 세워지는 순간이다. 그 넓은 개표장을 마주할 때마다 견딜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모든 직원이 누구 하나 할 거 없이 전부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런 채로 부서별로 필요한 물품들을 채우고, 마지막으로 개표 장비들을 또 한 번 점검했다. 개표 당일, 대통령선거 때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개표장으로 모였고, 모두가 한뜻으로 소중한 투표권이 행사되도록 만들었다.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전보다 더 넓은 개표장에서 더 많은 사무원이 모인다. 이렇게나 큰 규모의 선거인데,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향한 관심과 투표율은 대통령선거보다 낮다. 대통령선거의 후보자 수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비해 상당히 적고, 후보자를 마주하는 매체와 순간이 많기 때문에 당연히 관심과 투표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에 비해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선거 종류와 후보자 수가 많아서 복잡하고, 후보자와 마주하 는 순간은 거의 공보물을 받을 때가 유일할 것이다. 그렇다면 높은 투표율을 가지는 대통령선거가 전국동시지방선거보다 중요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후보자와 마주하는 순간은 적을 수 있지만, 후보자의 공약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에서 실현될 것이다.

꼭 후보자들의 공개 정보와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당신만의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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