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노아의 방주…지구의 식물을 지킨다
2022년 04월 02일(토) 09:00 가가
시드볼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지음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지음
‘시드볼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까? 대부분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다음의 설명을 듣고 나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영어로 ‘seed vault’로 표기되는 시드볼트는 ‘씨앗은행’이다. “유사시에 대비하고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식물의 씨앗을 수집·보관하는 시설”을 일컫는다.
지구 대재앙이 닥쳐 식물이 사라질 때를 대비해 만든 일종의 ‘종자 저장고’이다. 세계에는 단 두 곳이 있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와 또 하나는 우리나라의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가 그것이다. 우리의 시드볼트는 지난 2015년 건립됐으며 경북 봉화군에 소재한다.
세계 유일의 야생식물 종자 영구 보존시설인 시드볼트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 운영센터를 비롯해 생물자원조사팀, 야생식물종자연구실이 저자로 참여했다. 책은 한마디로 수집부터 연구 보관까지, 인류와 지구를 위한 종자의 여정을 담고 있다.
그동안 시드볼트는 TV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개됐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이 쌓여 있다. 이곳 조사팀은 국토를 다니며 식물 분포를 조사하고 종자를 수집한다.
“이것을 자부심이라고 해도 좋다면 이 자부심은 거만이나 위세가 아니라 세계와 인류와 환경을 향한 우리의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그 옛날, 총과 칼로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은 대한민국은 이제, 시드볼트를 통해 꽃과 나무와 씨앗으로 다른 나라를 돕습니다. 아름답고, 위대하고, 복된 일이 아닌가요.”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또 하나의 부서는 야생식물종자연구실이다. 시드볼트는 항상 영하 20도, 상대습도 40%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은 모두 13만 7000여 점의 생명을 품고 있다. 한 번 저장된 종자는 10년 뒤에 나올지, 100년 뒤에 나올지 알 수 없다.
최근 지구는 지난 100년 사이에 무려 1도가 상승했다. 지난 1만 년 동안 평균 기온이 4도 상승한 것에 비하면 급격한 변화다.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식물의 멸종 나아가 동물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인간 또한 지구상에서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다면 왜 봉화에 백두대간수목원이 지어졌을까. 봉화가 예로부터 ‘정감록’에서 말하는 십승지(천재지변이나 전쟁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열 군데의 당) 중 하나이며 ‘조선왕조실록’ 태백산 사고 수호 절이었던 각화사가 봉화에 있던 연유로 최종 택지 낙점을 받았다.
시드볼트는 국토의 60~70%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먼저 우리 식물을 지킨다는 목표가 있다. 좀 더 확장하면 아시아의 식물, 세계의 식물을 보호한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
그러나 시드볼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온난화에 대응하는 자세다. 이상용 운영센터장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야생식물이 사라지지 않게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노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시월·1만6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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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볼트는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식물의 씨앗을 수집하고 보관하는 시설을 말한다. 사진은 수집한 식물. |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또 하나의 부서는 야생식물종자연구실이다. 시드볼트는 항상 영하 20도, 상대습도 40%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은 모두 13만 7000여 점의 생명을 품고 있다. 한 번 저장된 종자는 10년 뒤에 나올지, 100년 뒤에 나올지 알 수 없다.
최근 지구는 지난 100년 사이에 무려 1도가 상승했다. 지난 1만 년 동안 평균 기온이 4도 상승한 것에 비하면 급격한 변화다.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식물의 멸종 나아가 동물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인간 또한 지구상에서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다면 왜 봉화에 백두대간수목원이 지어졌을까. 봉화가 예로부터 ‘정감록’에서 말하는 십승지(천재지변이나 전쟁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열 군데의 당) 중 하나이며 ‘조선왕조실록’ 태백산 사고 수호 절이었던 각화사가 봉화에 있던 연유로 최종 택지 낙점을 받았다.
시드볼트는 국토의 60~70%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먼저 우리 식물을 지킨다는 목표가 있다. 좀 더 확장하면 아시아의 식물, 세계의 식물을 보호한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
그러나 시드볼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온난화에 대응하는 자세다. 이상용 운영센터장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야생식물이 사라지지 않게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노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시월·1만6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