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이해관계- 임현 지음
2022년 02월 17일(목) 19:20
2014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통해 작품활동 시작, 2017년 젊은작가상 대상, 2018년 젊은작가상 수상. 짧은 창작기간이지만 주목을 받는 작가로 성장하고 있는 임현은 첨예한 문제의식과 촘촘한 서사를 펼쳐내는 소설가다.

이번에 임 작가가 펴낸 신작 소설집 ‘그들의 이해관계’에는 모두 9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책에는 문학과지성사의 ‘이 계절의 소설’(2020년 겨울)에 선정된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 등이 포함돼 있다.

“나를 설명하기 위해서 나는 자주 다른 사람을 내세우곤 했다. 그럴수록 어쩐지 더 많은 나를 말할 수 있었는데 소설을 쓰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는 늘 나 하나만으로는 부족해서 누군가를 통해 이야기될 수밖에 없는 동시에 나 역시 다른 누군가를 위한 이야기가 되어주어야만 했으니까.”

소설보다 ‘작가의 말’이 끌리는 것은 작가의 페르소나가 작품 곳곳에 투영돼 있을 것 같은 호기심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표제작 ‘그들의 이해관계’는 버스 사고로 배우자를 잃은 주인공이 우연히 사고를 피했지만 그 대신 경로를 이탈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당하는 버스 기사를 만난다는 이야기다. 이들의 서사는 세상은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이면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버스 기사가 “어느 한쪽이 자꾸 좋아진다는 것은 누군가 나쁜 쪽을 떠안게 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무릎을 치게 한다.

작가는 겉으로는 쉽게 포착되지 않는 관계의 상처와 이해 부가한 삶의 모순과 구조에 특유의 냉철한 시선을 던진다. <문학동네·1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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