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우리를 자라게 한다…사춘기 아이들의 성장사, 호수의 일
2022년 02월 11일(금) 00:00 가가
이 현 지음
손원평의 소설 ‘아몬드’는 감정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소년이 등장하는 성장 소설이다. 국내에서 90만부 이상 판매됐고, 세계 20개국에 수출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인정받은 ‘아몬드’는 최근 뮤지컬로 제작돼 4월 공연을 앞두고 있다. 유아인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려령의 ‘완득이’, 이희영의 ‘페인트’도 화제의 청소년 소설이다.
누구나 아이였던 시기를 거쳐 어른이 되었기에, 청소년 소설은 어른들이 읽어도 깊은 울림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소설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도 한다.
다양한 주제의 청소년 소설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창비에서 또 한편의 성장소설이 나왔다. 이 현 작가의 ‘호수의 일’은 얼어붙은 호수처럼 춥고 외롭던 열일곱 살 주인공 호정이 전학생 은기와 만나 경험하는 설렘과 사랑, 각자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세심한 문체로 담아낸 소설이다.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다.” “호수에 간 적이 있다.”는 호정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책은 아프고, 슬프고,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따.
어린 시절 부모의 사업 실패로 할머니집에서 지냈던 호정은 동생 진주에게 다정하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나, 즐거운 웃음을 짓는 아빠의 모습을 볼 때마다 외로웠던 자신의 어린시절이 떠올라 뜨거운 감정을 느낀다.
가족들에게 냉랭하지만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다정한 또 다른 모습을 갖고 있는 호정은 SNS도 하지 않고 폴더폰을 쓰는, ‘어딘지 기우뚱한 가로등’을 떠올리게하는 전학생 은기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호정과 사이가 좋지 않던 곽근과 그 무리가 은기의 과거에 대한 소문을 퍼뜨려 은기가 사라져버리고 난 뒤, 죄책감에 휩싸인 호정은 친구들, 가족들과 고립을 자처한다.
“발이 닿치 않는 호수를 건너는 일은 언제나 두렵지만 믿건데, 어느 호수에나 기슭은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힘든 시간을 건너온, 또 건너갈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위로를 전해주는 ‘기슭’ 같은 마음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단편소설 ‘기차, 언제나 빛을 향해 경적을 울리다’로 제1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 현 작가는 동화집 ‘짜장면 불어요’로 제1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을 수상했다. 또 장편동화 ‘로봇의 별’로 제2회 창원아동문학대상을 받았으며 2022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한국 후보로 선정됐다.
<창비·1만4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다양한 주제의 청소년 소설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창비에서 또 한편의 성장소설이 나왔다. 이 현 작가의 ‘호수의 일’은 얼어붙은 호수처럼 춥고 외롭던 열일곱 살 주인공 호정이 전학생 은기와 만나 경험하는 설렘과 사랑, 각자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세심한 문체로 담아낸 소설이다.
가족들에게 냉랭하지만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다정한 또 다른 모습을 갖고 있는 호정은 SNS도 하지 않고 폴더폰을 쓰는, ‘어딘지 기우뚱한 가로등’을 떠올리게하는 전학생 은기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호정과 사이가 좋지 않던 곽근과 그 무리가 은기의 과거에 대한 소문을 퍼뜨려 은기가 사라져버리고 난 뒤, 죄책감에 휩싸인 호정은 친구들, 가족들과 고립을 자처한다.
“발이 닿치 않는 호수를 건너는 일은 언제나 두렵지만 믿건데, 어느 호수에나 기슭은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힘든 시간을 건너온, 또 건너갈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위로를 전해주는 ‘기슭’ 같은 마음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단편소설 ‘기차, 언제나 빛을 향해 경적을 울리다’로 제1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 현 작가는 동화집 ‘짜장면 불어요’로 제1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을 수상했다. 또 장편동화 ‘로봇의 별’로 제2회 창원아동문학대상을 받았으며 2022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한국 후보로 선정됐다.
<창비·1만4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