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들려주는 ‘삶의 노래’
2022년 02월 07일(월) 22:20 가가
김기리 시인, ‘기다리는 시간은 아직 어리고’ 펴내
구례 출신 김기리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기다리는 시간은 아직 어리고’(문학들)를 펴냈다.
올해 85세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시인이 들려주는 삶의 노래는 진중하면서도 깊다. 모두 50여 편이 실린 작품집은 ‘마치 오랜 풍상을 견뎌 온 범종의 맑고도 깊은 울림’ 같은 이미지와 시어를 담고 있다.
시인은 결코 짧지 않은 삶의 여정을 ‘풍경 독서’에 비유한다. “까무룩 잠들었다 문득 깨어 보면 어느새/ 길의 도착 지점에 와 있는 것”이라고 인생을 노래한 대목은 연륜과 삶에 대한 통찰이 돋보인다.
“초로의 어린 학생들 사이로 나무언어 교실이 있다./ 바람을 문자로 읽는 소리가 서로 엉키고 있다.// 나도 나무를 가르치는 숲속 교실 하나 만들고 싶어진다./ 바람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칠판은 그늘에게 부탁하고…”
위 시 ‘나무언어 학원’은 나무를 가르치는 ‘바람’의 이야기와 그늘이 ‘칠판’이 되는 모습을 동화적 감성으로 그리고 있다. 사유와 이미지, 발상이 여든이 넘은 이의 사유라고는 보이지 않을 만큼 맑고 회화적이다. 오랜 기억을 특유의 관조와 성찰의 언어로 덧입혀내는 것은 내면에 드리워진 시심이 그만큼 맑고 경쾌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은 “시는 대체로 노인의 시가 아니라 장년의 시였다”며 “고리타분하거나 구태의연한 시가 아니라 싱싱한 상상력과 날렵한 표현이 속출하여 아연 긴장하면서 끝까지 읽게 되었고”라고 밝힌다.
한편 김기리 시인은 조선대 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과와 광주대 대학원 문창과를 졸업했으며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3년 ‘아동문학’에 동시, 2004년 ‘불교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오래된 우물’, ‘내 안의 바람’ 등을 펴냈다. 광주전남아동문학인상, 한국불교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올해 85세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시인이 들려주는 삶의 노래는 진중하면서도 깊다. 모두 50여 편이 실린 작품집은 ‘마치 오랜 풍상을 견뎌 온 범종의 맑고도 깊은 울림’ 같은 이미지와 시어를 담고 있다.
“초로의 어린 학생들 사이로 나무언어 교실이 있다./ 바람을 문자로 읽는 소리가 서로 엉키고 있다.// 나도 나무를 가르치는 숲속 교실 하나 만들고 싶어진다./ 바람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칠판은 그늘에게 부탁하고…”
한편 김기리 시인은 조선대 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과와 광주대 대학원 문창과를 졸업했으며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3년 ‘아동문학’에 동시, 2004년 ‘불교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오래된 우물’, ‘내 안의 바람’ 등을 펴냈다. 광주전남아동문학인상, 한국불교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