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중년의 적, 간암-김동규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원장
2021년 12월 23일(목) 04:00
‘코로나19’로 회식이나 술자리가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중년 남성들이 가장 신경 쓰는 건강 분야를 꼽으라면 간 건강일 것이다. 중년들은 대부분 해당 분야에서 일정 이상의 지위에 있거나 젊은층에 비해 경제적으로 여유롭기 때문에 아무래도 술 마시는 횟수나 양이 많을 수밖에 없다. 또한 건강에 가장 해로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위치에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간암은 일단 발병하면 장기 특성상 다른 암에 비해 치료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후도 상당히 불량하다.

간암은 40~50대 남성 사망 원인 1위로 잘 알려져 있다. 간은 인체의 화학 공장이라고 할 만큼 우리 몸의 대사 능력을 키우며, 나쁜 독성 물질을 해독한다. 하지만 간은 심하게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관리에 소홀할 경우 간암의 위험성이 높다. 그래서 증상을 느껴 검진을 받거나 관리를 할라치면 이미 때를 놓쳤을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 간암이다.

간암의 원인은 우선 과도한 음주를 들 수 있다. 알코올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간 기능의 과부하로 간 세포 손상이 발생하면서 간경변증을 유발해 간암으로 발생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흔한 간암의 원인은 바이러스성 간염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이 아닌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이 원인이 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또한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간암은 일반적으로 간세포에서 생긴 악성 종양을 의미하는 것으로, 악성 종양이 간 전체에 퍼지며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질환이다. 간은 가슴안과 배안을 나누는 근육막인 가로막 아래 우상복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몸 장기 중 가장 큰 장기이다. 사실 어떠한 원인으로 간이 손상되더라도 보통 6개월 정도 지나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올 만큼 회복력이 좋은 장기다. 그러나 간의 손상과 재생이 지속될 경우 간경화나 간암으로 발전되기가 쉽다.

이같이 여러 원인으로 간 기능이 저하되고 손상되어도 간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황달이나 복수 등의 뚜렷한 증상이 나타날 때쯤이면 이미 병기가 많이 진행된 경우로서 완치가 어렵고 사망에 이르는 환자들이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간이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로, 간의 손상은 무섭게도 조용히 그리고 서서히 진행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소화 장애나 윗배 통증, 근육통, 체중 감소, 잦은 피로감 등 작은 증세가 나타나더라도 결코 소홀히 넘겨서는 안 되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에 감염되었는지 여부는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 가능하며, 초음파 검사 및 CT촬영 등으로 지방간이나 간암을 조기 발견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지방 섭취나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하며, 금연·금주하고 규칙적인 운동 등의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또 B형 간염 항체가 없다면 예방 백신을 반드시 맞아야 하고, C형 간염은 아직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도록 개인 위생 생활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습관화된 손 씻기는 지속적으로 생활화해야 하며 면도기나 손톱깎이, 수건 등과 같은 물건은 가족이 아닌 개인 사용으로 한정해야 하다. 더불어 문신이나 피어싱도 자제하는 것이 만일의 감염을 막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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