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 문병란 시인 시선집 발간 “시 보따리에 담긴 진품명품의 삶과 향기”
2021년 12월 14일(화) 20:50
‘녹누녹두꽃 수월래’
시집 36권서 130여편 엄선
20일 시선집 발간 기념 문학제

문병란문학연구소는 시선집 ‘녹두 녹두 꽃 수월래’ 발간을 계기로 오는 20일 문학제를 개최한다. 지난 2019년 열렸던 문학제 장면.

“나더러 녹두꽃을 아느냐 물으면/ 차마 두려워 모른다 한다.// 나더러 녹두꽃을 노래하라 하면/ 차마 죄스러워 모른다 한다…”(문병란 ‘녹두꽃 사연’ 중에서)

시 ‘녹두꽃 사연’에는 높고 낮음이 없이 모두 평등한 대동세상을 열고자 했던 전봉준과 이름없는 농민군들의 얼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이 땅의 가난하고 억압받는 민초들을 위해 희망의 노래와 시를 멈추지 않았던 문병란(1934~2015) 시인의 시혼이 느껴진다.

문병란 시인의 시는 간결하면서도 리듬감과 감성적인 특징이 있다. 누구든 가만히 읊조릴 수 있고, 소리를 내 낭송할 수 있다. 시인이 남긴 시 보따리에는 겨레를 사랑하는 마음과 민초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다. 코로나로 일상이 버겁지만 그의 시 한 소절 읽다보면 그렇게 새로운 의지가 솟아남을 느끼게 된다.

서은 문병란 시인이 떠난 지 만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 문단과 5·18단체, 대학 등 사회 각계에 그가 남긴 소중한 인연들이 적지 않다.

이번에 문병란 시인의 시선집 ‘녹누녹두꽃 수월래’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서은문병란문학연구소(이사장 황일봉·문학연구소)가 펴낸 이번 시선집은 시인의 36권 시집 속에서 가려 뽑은 작품을 모았다.

당초 시선집 출간은 고인의 이름을 딴 시낭송회 대회를 계기로 구체화됐다.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개최된 전국시낭송회에서 150여 편이 낭송됐다. 대개의 시낭송회는 20여 작품을 지정해서 이루어지는 데에 비해 문병란 시낭송회에서는 150여 편 가까운 시들이 선택받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파급력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학연구소는 올해 문학제 개최를 앞두고 시선집을 발간하기로 했다. 지난 여름부터 36권의 시집에서 고른 작품과 시낭송회에서 낭송됐던 150편 가운데 옥고를 뽑아 130편의 시를 엄선했다.

작업에 참여한 홍영숙 문학연구소 시낭송반회장은 “선생님을 위해 기념될 만한 일을 찾다가 시선집 출간에까지 생각이 닿았다”며 “사람들과의 일상과 자연에서 느낀 강물같이 흘러가는 사랑 이야기들은 시 보따리를 풀면 풀수록 진품명품 그 자체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선집 발간을 기념하고 시인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문학제도 열린다. 오는 20일 오후 3시 동구문화센터 5층 강당에서 개최되는 문학제는 전국 시낭송 애호가들과 함께 고인의 민족사랑과 민주화의 염원과 평화의 노래(시)를 기억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학제에서는 시낭송, 초대가수 공연, 하모니카연주, 우리 춤, 시극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황일봉 이사장의 개회사, 강숙자 부이사장의 연혁보고, 임원식 광주예총협회장·탁인석 광주문협회장의 축사가 있을 예정이다.

제1부 서은문학 출판 기념회에서는 여는 시로 김숙희 시인이 ‘호수’를 낭송하며 서은문학 문예창작교실 이대흠 시인의 격려사가 이어진다. 조순아·김영창.권정숙낭송가는 ‘가을 행’, ‘촛불’‘그리워 한다는 것은’을 낭송한다. 또한 ‘마침표 없는 오월’이라는 시를 모티브로 홍영숙·지희순·송미숙·임경희·유송자·정훈조 낭송가가 시극을 발표한다.

제2부 서은 문병란 시선집 출간기념회에서는 서은문병란문학연구소 이근모 수석부이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우리춤 나르샤 공연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이미례 시낭송가와 김용갑 시인, 강은숙 시인이 각각 ‘강의 노래’, ‘희망가’, ‘바다가 내게’를 낭송한다. 또한 서은 문예창작교실 시낭송 김수하 지도교수는 ‘지상에 바치는 나의 노래’를 낭송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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