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사과 ‘쇼’에 그치지 않으려면
2021년 11월 12일(금) 01:00 가가
1박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행보는 예상대로 호남 민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첫 지방 일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행보는 실망을 넘어 지역민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기에 충분했다.
윤 후보는 방문하는 곳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고 사죄의 입장문은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이 지점에서 윤 후보는 ‘왜 그랬을까’를 냉정하게 곱씹어 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의 호남 방문이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쇼’에 불과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제 광주 방문은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그가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첫 번째 행보였다. 하지만 사과 대상인 오월단체나 시민사회단체 면담 대신 현장 방문에 그쳤고 입장문을 통한 사과도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가는 수준이었다. 어제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방문에선 DJ의 국민통합 정신을 내세웠지만 정작 호남 지역 공약을 묻는 질문에는 적절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일련의 행동을 볼 때 그의 방문이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는커녕 그저 ‘통과의례식’ 방문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많은 호남인들이 의구심을 표하는 것처럼 윤 후보의 사과가 그저 ‘쇼’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실천과 약속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광주 지역 사회는 그의 방문에 앞서 진정한 사과의 전제로 국민의힘 내 5·18 왜곡·폄훼 인사 청산, 전두환 등 국립묘지 안장 배제를 위한 국가장법 개정,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사법적 단죄 등을 요구했다. 그런데도 그는 지역민들의 이러한 요구에는 귀를 막고 자신의 일정대로 스치듯이 영남으로 발길을 돌렸다.
윤 후보의 호남 방문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그는 사과를 했으니 할 일은 했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호남 민심을 오히려 더 싸늘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제 광주 방문은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그가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첫 번째 행보였다. 하지만 사과 대상인 오월단체나 시민사회단체 면담 대신 현장 방문에 그쳤고 입장문을 통한 사과도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가는 수준이었다. 어제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방문에선 DJ의 국민통합 정신을 내세웠지만 정작 호남 지역 공약을 묻는 질문에는 적절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