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 승부’ 최대 관건은 호남 표 결집 여부다
2021년 11월 11일(목) 01:00
118일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를 놓고 진보와 보수 진영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역대 대선을 보면 호남 표심의 결집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린 경우가 적지 않아 여야 모두 호남 민심의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선 중 득표율 3%포인트 안팎에서 승부가 결정된 사례는 모두 세 번 있었다. 제15대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40.27%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38.74%)를 1.53%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당시 김 후보의 승리 배경에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 있었지만 광주 97.28%, 전남 94.61%, 전북 92.28% 등 호남에서 90%대의 압도적 득표를 한 것이 주효했다. 반면 이 후보는 광주 1.71%, 전남·전북은 3∼4%대로 저조했다.

16대에서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48.91%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2.33%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노 후보 역시 호남에서 9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18대 대선에서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51.55%를 얻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3.53%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박 후보는 보수정당 후보 최초로 전남 10%, 전북 13.22% 등 불모지나 다름없는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한 데 비해 문 후보는 전남 89.28%, 전북 86.25% 등 앞선 대선보다 저조했다.

결론적으로 초박빙 대결로 전개된 역대 대선에서는 호남 표심의 결집 여부가 승부를 가른 것이다. 이 같은 결과를 이번 대선에 적용할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서 90%대의 압도적 득표를 해야만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고, 국민의힘은 10%를 넘기면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더욱이 호남 표심은 향우들이 많이 있는 수도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호남 민심 잡기 경쟁에 나산 여야 대선 후보들이 보다 진정성 있게 호남 발전을 위한 정책과 공약을 적극 발굴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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