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호남 비하’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2021년 11월 05일(금) 00:00
정치권을 중심으로 광주와 호남을 욕보이는 부적절한 발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홍보하는 영상을 올리며 홍준표 의원을 빗대 ‘홍어준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홍어는 ‘일베’와 극우 진영에서 전라도와 호남인을 비하하는 혐오 표현의 하나다. 서 교수는 이 표현이 문제가 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린 뒤 “비굴한 변명을 하자면 영상의 섬네일(thumbnail)에 관여하지 않았다. 선거철이라 경거망동하지 말자고 생각해 글도 자주 안 쓰고 있었는데 그런다고 다가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문제는 혐오 표현으로 지역을 깎아내리는 구태가 특정 후보 캠프와 주변에서 연이어 나오고 있다는 데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최근 ‘전두환 찬양’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이른바 ‘개 사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번에 논란의 중심에 선 서민 교수도 윤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지역민들은 ‘의도적인 계산’이 깔려 있지 않나 의심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구태라는 것이다.

호남은 터무니없는 비난과 폄훼로 수십 년 동안 고통받았고 현재도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70년대 정치권에서 씨앗을 뿌린 맹목적인 호남 혐오와 갈등의 프레임이 21세기에도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퇴행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과 그 주변에서 호남 비하 발언과 갈등을 부추기는 행태는 개인적인 사과로 어물쩍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구태를 답습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책임을 묻는 단호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정치권은 지역감정 조장과 지역 혐오로 지지를 얻으려는 꼼수는 반드시 국민적 역풍을 맞게 된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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