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김동철의 추락과 윤석열의 착각
2021년 11월 02일(화) 01:00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호남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윤 전 총장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호남인들은 이러한 사실이 매우 달갑지 않은 것 같다. 심지어 두 사람을 ‘거물급 정치인’이라고 부르는 것마저 못마땅한 듯하다. 이들이 각각 광주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것은 사실이지만, ‘거물급’보다는 ‘퇴물급’이라 해야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광주시당도 이들 두 사람의 윤 후보 지지에 대해 ‘철새 정치인의 추락’이라고 비난했다. 시당은 특히 “두 정치인의 윤 후보 지지 선언은 놀라운 것이 아니다”라며 “박 전 의원은 과거 박근혜 후보를 대선에서 지지하겠다고 나섰다가 참모와 지지자의 만류로 포기한 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전두환을 미화하는 후보의 바짓가랑이 밑으로 기어들어 가야 되겠느냐. 두 철새 정치인의 추락의 끝이 어디일지 궁금하다”고까지 혹평했다. 민생당에서 함께 활동했던 지역 정치인들도 “이들 두 명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 후광으로 정치를 시작해 출세한 사람들인데 지역에서 4선까지 한 사람들이 지역 정서는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16년을 국회의원 할 수 있게 해 준 지역민들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정치 욕심만 내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호남 민심이 이러할진대 이들의 지지가 윤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일부 언론 보도에 의하면 박주선 전 의원은 최근 윤 후보를 만난 뒤 지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직접 영입 요청이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윤 후보가 호남에서 거의 버림받은 이들의 합류로 지지율 상승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면 이는 큰 착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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