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치솟은 도시철도 2호선 차질 없도록
2021년 11월 02일(화) 01:00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비가 당초 계획보다 9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의 장기 지연으로 인한 물가·임금 상승과 예상치 못한 설계 변경 등에 따른 것이다.

광주시는 최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 2조 2114억 원(국비 1조 3268억 원·지방비 8846억 원)이었던 도시철도 2호선 공사비를 3조 1414억 원으로 9300억 원 증액해 줄 것을 요청했다. 2호선은 시청~금호지구~백운광장~남광주역~조선대~광주역까지 1단계, 광주역~전남대~일곡지구~첨단지구~수완지구~시청까지 2단계, 백운광장~진월~효천역을 잇는 3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이 중 문제가 되는 곳은 2단계 구간이다. 2호선은 대부분 땅을 얕게 파는 ‘저심도 공법’으로 건설할 계획인데, 지반 조사 결과 2단계 중 3.1㎞ 구간은 가스관·케이블선 매장 등으로 저심도 공사가 불가능해 지하화로 설계를 변경해야 했다. 또 기존 다리를 재사용하려던 광신·첨단대교 구간은 안전도가 충분하지 못해 영산강 하부에 횡단 터널을 뚫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의 증액 요청에 정부는 난색을 표명하며 예비타당성 재조사와 증액분 삭감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광주시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공사비가 증액되면 광주시가 부담해야 할 지방비도 1조 2600억 원대로 늘어날 수 있어 이에 따른 재정난도 걱정거리다.

물론 광주시가 2010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이후 수차례 정책 결정 번복으로 사업비 증가 원인을 제공하고, 부정확한 예측으로 재정 부담을 키운 점은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비 지원이 늦어지면 공사에 차질을 빚게 되고, 공사비를 지나치게 줄이면 부실공사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광주시는 어떻게 해서든 국비 증액을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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