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청춘’과 통계-김대호 호남지방통계청장
2021년 09월 30일(목) 06:00
며칠이 지나면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한로(寒露)이다. 절기에 맞춰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10월은 풍성한 수확의 계절로 기념일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10월 2일은 최근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관련된 ‘노인의 날’이다.

필자는 작년에 TV에서 방영됐던 ‘꼰대 인턴’이라는 드라마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주요 스토리는 부장으로 퇴직한 60대 주인공이 ‘인턴’으로 다시 취직해 젊은이들과 함께 부대끼면서 서로에 대해 이해해 가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젊은이들과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꼰대는 아니었나 되돌아보고,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젊은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내게 좀 더 와 닿았던 이유는 노후에 새로운 출발을 하는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1966년생인 필자에게도 곧 다가올 현실이라는 점에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평균 수명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요즘 60대는 더 이상 퇴직만 생각할 나이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하는 나이이다.

실제로 통계청 장래 인구 추계를 살펴보면, 평균 수명은 2021년 83.4세로 10년 전 80.6세에 비해 2.8세가 증가했고, 20년 전 76.5세에 비해서는 6.9세가 증가했다. 평균 수명 증가에 따라 노인 인구도 크게 증가했는데, 전국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64만 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55%나 증가했다. 특히 전남은 고령화율이 23.8%로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전국 8개 도 중 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수명의 증가로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나이가 높아짐에 따라 노인들의 취업 욕구도 점점 커지고 있다. 2019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노후를 소득창출 활동으로 보내고 싶어하는 비율이 17%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독점할 것만 같았던 의외의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성공한 노인들의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그 예로 박막례 할머니는 71세에 유튜브를 시작해 그 나이대만이 할 수 있는 재치 있는 입담과 노하우로 구독자 130만 명을 넘기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은발의 시니어 모델 김칠두 씨는 27년 넘게 순댓국집을 운영하다 60세가 넘은 나이에 모델로 변신하여 그만의 개성을 뽐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환갑 이후에 은빛 도전을 새롭게 시도하는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끝없는 배움을 이어 나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교육개발원의 ‘평생학습 개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평생학습에 참여한 65세~79세 고령층은 30% 정도로 노인 세 명 중 한 명은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를 취업·이직·창업까지 활용했다는 응답이 49%로 나타나 두 명 중 한 명은 배움을 소득 창출로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학습 기회 제공이 노년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노인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배움을 위한 기회가 기대만큼 충분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점점 늘어나는 노인 인구에 맞춰 이들의 교육 수요 등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통계’이다. 통계는 현실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대안을 찾아주는 가장 검증된 도구이기 때문이다.

노년기는 누구에게는 가깝고 누구에게는 다소 멀지 몰라도 언젠가는 우리 모두에게 다가올 미래이다.

제2의 청춘인 노년기를 멋지게 보내기 위한 기초 자료인 정확한 통계가 생산될 수 있도록 지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호남지방통계청은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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