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2021년 09월 29일(수) 02:00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5개월여 앞둔 가운데 여야의 경선 레이스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선 여론조사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현재까지 2개월간 등록된 관련 여론조사만 120여 건이나 된다.

하지만 매일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여론조사마다 결과가 들쑥날쑥해 이를 보는 유권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재명 경기 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여야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 순위가 조사 업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론조사 결과가 제각각인 것은 여론조사 방법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론조사에는 보통 전화 면접 조사와 자동응답(ARS) 전화 조사가 있다. 전화 면접 조사는 면접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어보고, ARS는 질문 내용을 녹음해 기계음으로 물어보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드는 ARS 전화 조사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이를 놓고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ARS는 보수 편향, 전화 면접은 진보 편향이라고 보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자료는 없다. 다만 ARS는 기계음이라는 점에서 쉽게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나타낼 수 있고, 전화 면접은 면접원과의 통화라는 점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자동응답 조사도 100% 무선전화로 하느냐 아니면 유선전화 일부를 반영하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통상 여론조사 업계에서는 유선전화 면접 비중이 높을수록 보수층 여론이 많이 반영되는 것으로 본다. 상대적으로 노년층이 유선전화에 응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여론조사는 평면적인 수치가 아니라 ‘추이와 흐름’을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도한 밴드웨건(편승) 효과를 견인하며 유권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지만, 흐름이 중요한 만큼 대선 판세를 읽기 위한 여론의 경향성을 알아보기 위한 수단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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