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빈껍데기 문화전당 이대론 안 된다
2021년 09월 09일(목) 02:00 가가
지난 2015년 ‘아시아의 문화 발신지’를 내걸고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이 개관 6년째를 맞았지만 대표 브랜드나 킬러 콘텐츠 하나 없는 ‘허울 좋은 문화 발전소’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유 기능인 콘텐츠 창작과 유통·교육·연구 등의 경쟁력이 떨어져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입법 예고를 마친 행정안전부의 ‘책임 운영 기관의 설치·운영에 관한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확정되면 문화전당은 아시아문화원을 흡수·통합해 하나의 조직으로 탄생하게 된다. 문화전당은 지난 5년간(2020년 11월 기준) 공연 247건, 전시 139건, 교육 177건, 축제 41건 등 모두 894건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가운데 어린이문화원 상설 전시 체험 공간인 ‘인간과 자연의 조화, 계단식 논’이 ‘2021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공간 및 건축 부문 골드위너를 수상하는 등 일부 콘텐츠나 프로그램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양적인 측면에서는 ‘문화 창조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긴 하다. 하지만 문화전당의 콘텐츠 가운데 상당수가 실험성이 강해 대중과 유리되다 보니 무늬만 그럴싸한 빈껍데기 전당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세계를 겨냥해 준비했던 대형 공연 ‘무사’(MUSA)가 좋은 예다. 막대한 인력과 예산(총 17억)이 투입됐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개관 이후 문화 마인드가 없는 공무원들이 전당장을 맡다 보니 콘텐츠 창·제작은 물론 장기적인 로드맵도 없는 실정이다.
국내외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킬러 콘텐츠 부재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중심축인 전당의 위상 및 지역 발전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조직의 일원화를 계기로 문화전당이 세계적인 복합문화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콘텐츠 보강과 역량 강화 등을 통해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