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유치 성공하려면- 배미경 더킹핀 대표이사·호남대 초빙교수
2021년 09월 06일(월) 07:00
2020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은 종목을 꼽는다면 단연 양궁이다. 광주시는 국민적 응원을 받은 양궁의 기세를 몰아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유치에 나섰다. 이미 정치·경제·교육·체육계 등 각계각층의 인사 97명을 포함한 대회 유치위원회까지 출범시켰다.

광주시의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유치를 열렬히 환영한다.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를 위해 지어진 광주국제양궁장은 대회 당시 국제연맹 관계자로부터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경기장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았던 곳이다. 이 자랑스러운 경기장이 유니버시아드 이후 더욱 자주 활용되기를 바랐다. 대한양궁협회가 주관하는 다양한 국내 양궁대회들이 치러졌고, 올해 6월에는 아시안컵 양궁대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대회 개최 경험도 더했다. 국제대회 유치의 기본 조건인 국제 규격의 대회 시설과 운영의 경험까지 보태져 대회 조직화 역량은 충분하다.

국제스포츠대회를 유치해 본 필자의 경험으로는 대회 유치에서 세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는 지역사회 통합과 발전 목표 수립이다. 대회 유치를 통해서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지역의 의견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 둘째는 유치를 위한 전문적인 준비다. 국제대회 유치는 기술적이고 지적인 입찰 과정이다. 시간과 준비가 충분해야 한다. 국비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국제대회 유치 승인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하고, 스폰서십을 통해 예산도 든든히 확보해야 한다. 국가의 지원은 국제연맹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다. 국가의 보증에 따라서 치러지는 대회여야 대회의 가치도 높다. 셋째는 국제연맹과의 교섭과 소통 능력이다. 유치 활동은 국제연맹의 유치 절차와 요구 사항을 숙지하여 유치 신청서를 작성하고, 이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과정이다. 국제대회는 개최 도시가 법적인 책임이 따르는 큰 계약을 국제연맹과 진행하는 과정이므로 신중하고 전문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국제연맹과 원활한 대화와 소통 아래 진행되어야 대회를 개최하는 과정도 매끄럽다.

유치의 출발 단계에서 지역사회의 동참과 분명한 발전 목표 정립은 필수다. 더욱이 광주처럼 국제 메가 이벤트를 두 차례나 개최한 경험을 가진 도시는 첫 국제스포츠대회 때와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한다. 대회 개최 이전에 이 대회의 개최를 통해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하는 프레거시(Prelegacy)와 분명한 목표가 필요하다. 대회의 목표가 도시 브랜딩인지, 양궁이라는 스포츠 종목의 발전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목표 과녁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엑스 텐에 꽂히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광주는 이제 국제스포츠대회의 초짜가 아니다. 월드컵, 유니버시아드, 세계수영대회 등 1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굵직한 국제대회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스포츠 도시다. 실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예컨대 대회의 목표를 도시 브랜딩에 둔다면 단일 대회라고 하더라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2021년 세계양궁선수권대회의 개최지인 미국 양크턴은 양궁챔피언십, 현대 양궁월드컵, 세계양궁 콩그레스 등 세계 양궁의 빅3 이벤트를 동일한 장소에서 개최하는 방식으로 양크턴을 세계 양궁의 허브로 인식시키려 한다. 좋은 전략이라고 본다.

양크턴은 구글의 도시 검색에서도 주요 명소 중의 하나로 ‘미국야외양궁협회 이스턴 양크턴 양궁센터’(NFAA Easton Yankton Archery Center)가 소개될 만큼 양궁이 중요한 도시 브랜드 자산이다. 자녀와 함께 양궁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이라는 댓글 평가가 담길 만큼 지역의 명소로도 자리 잡았다. 시민에게도 개방되고, 어린 학생들의 양궁 클라스 운영 등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할 사례다.

최미선, 기보배, 안산으로 이어진 광주 양궁의 금빛 계보처럼 이번 대회가 스포츠 도시 광주로의 발전을 향한 황금 화살이 되기를 바란다. 코로나 블루를 시원하게 날려준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 선수의 활시위를 떠올리니 지금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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