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건 “신혼 아내에 ‘올림픽 금’ 선물하려 했는데 …”
2021년 08월 31일(화) 00:00
광주시청 간판 선수 개인전 은메달
패럴림픽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 따겠다

30일 오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개인전(스포츠등급 4)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대한민국 김영건. /연합뉴스

대한민국 장애인 탁구의 간판 김영건(37·광주시청)이 아내에게 금메달을 선물하려는 목표를 다음으로 미뤄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김영건(37·광주시청·세계랭킹 2위)이 아쉽게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가 대표 20년, 다섯 번째 출전한 도쿄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계획도 무산됐다.

김영건은 30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남자단식(스포츠등급 TT4) 결승에서 압둘라 외즈튀르크(터키·세계랭킹 1위)에게 세트스코어 1-3(11-9, 6-11, 7-11, 10-12)으로 역전패했다. 김영건은 이날 라이벌 압둘라 외즈튀르크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김영건은 지금까지 모두 14차례 압둘라 외즈튀르크와 격돌, 상대전적 8승6패로 앞선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압둘라 외즈튀르크에게 덜미를 잡혔다.

20년간 대표팀에서 뛰어온 김영건은 중학교 1학년이던 1997년 척수염으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이후 광주 장애인복지관에서 탁구를 접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탁구 선수의 길을 걸으며 장애인 탁구 대표팀의 ‘터줏대감’이 됐다. 처음 패럴림픽에 나선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탁구 개인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른 그는 런던 대회에서 개인 단식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추가했고, 리우 대회에서도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영건은 장애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으나 검정고시를 거쳐 광주 보건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기도 했다.

김영건은 올해 1월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신혼 생활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 채 패럴림픽을 위해 아내와 떨어져 합숙 훈련을 했다.

그는 도쿄로 출발하기 전 “믿어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어서 금메달을 따고 아내에게 돌아가겠다”고 다짐했었다.

김영건이 아내에게 금메달을 안겨줄 기회는 남아 있다. 31일 오후 6시 남자 단체전 8강에서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 대회 2연패 사냥에 나선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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