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폭우까지 잇단 재해에 멍드는 농심
2021년 08월 25일(수) 01:00
지구온난화로 예측 불허의 기상재해가 빈발하면서 전남 지역 농어민들의 마음이 멍들고 있다. 올 여름에만 폭우·폭염·고수온으로 수백 억 원대의 농수산물 피해를 입은 가운데 수확기를 앞두고 또다시 가을장마로 집중호우가 예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기후는 지난달 초부터 전남 지역 농어민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전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단 이틀간 500㎜의 물 폭탄성 장맛비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농작물 61억 원, 축산 16억 원, 수산 분야 696억 원 등 생물 분야에서만 모두 765억 원의 피해가 났다는 게 전남도의 조사 결과다.

이어 찾아든 폭염도 많은 생채기를 남겼다. 평년 수온을 5도 이상 웃도는 30도 이상의 고수온 상태가 수일간 지속되면서 해상 가두리 양식장의 피해가 컸다. 용존 산소 부족 등으로 지난 8일까지 여수와 완도 지역 17개 어가에서 모두 139만 4000마리의 어패류가 폐사해 1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이 같은 기상재해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점이다. 기상청의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호우와 태풍이 농작물 수확기에 집중되면서 전국의 침수·낙과 피해가 전년의 1.7배에 해당하는 12만 3930㏊에 달했다. 2018년에는 고수온이 43일이나 지속돼 전남 해역에서만 5400만 마리의 어패류가 폐사했다.

하지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도 농작물과 수산물은 정부가 지원하는 복구비가 실제 피해 규모보다 턱없이 적어 농어민의 불만이 높다. 그나마 정부의 피해액 산정에도 생물은 일절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재해 피해 농어민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기상재해로부터 농어민을 보호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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