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2021년 08월 18일(수) 02:00 가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20년 만에 다시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을 손에 넣었다. 미군의 철수 발표 후 불과 4개월 만이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시작됐던 아프간 전쟁도 20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하면서 수도 카불에서는 대규모 엑소더스로 혼란의 상태가 벌어지고 있다.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로 카불 공항은 북새통을 이뤘다.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비행기에 올라타는 사람들의 영상과 사진이 보도되면서 전 세계가 경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엑소더스의 배경을 보면, 과거 1997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이 집권했던 시기에 그들의 야만스러운 공포 정치를 떠올리는 아프간 국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엄격한 이슬람 규율로 집권하면서 언론 탄압, 종교의 자유 억압, 그리고 여성 탄압 정책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 왔다. 탈레반은 여성들의 교육 및 사회 활동 전면 금지, 심지어 여성 혼자 또는 여성들끼리 외출하는 것도 막았다. 끔찍한 사형 제도 등 각종 형벌 제도도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됐었다. 이 때문에 아프간 국민들은 또 다시 탈레반의 강력한 통제 속에 인권이 유린되는 암흑기가 올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 속에 목숨을 내걸고 탈출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아프간의 역사는 1970년대부터 전쟁으로 인해 피로 얼룩졌다. 1973년 친소 쿠데타로 시작된 내분과 내전, 1979년부터 10년간의 소련 침공,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이어진 내전, 1996년∼2001년까지 탈레반 통치, 2001년부터 20년 간 미국과 아프간 전쟁을 겪어야 했다. 이제 아프간은 탈레반의 재집권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맞이하게 됐다. 탈레반이 과거 통치기 때와 같이 공포의 정치를 해 나갈지, 아니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아프간 국민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그런 만큼 국제사회는 탈레반과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인권과 여권 등에 대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특히 아프간의 탈레반 집권에 따른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외교적인 변수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하면서 수도 카불에서는 대규모 엑소더스로 혼란의 상태가 벌어지고 있다.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로 카불 공항은 북새통을 이뤘다.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비행기에 올라타는 사람들의 영상과 사진이 보도되면서 전 세계가 경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엑소더스의 배경을 보면, 과거 1997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이 집권했던 시기에 그들의 야만스러운 공포 정치를 떠올리는 아프간 국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