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와 과제 - 김종일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2021년 08월 12일(목) 01:00 가가
지난달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을 비롯한 서천갯벌, 고창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한국의 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는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2007년 세계유산 등재 필요성을 인식하고 조사 연구를 시작해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이후 2019년에서야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유네스코는 지난 5월 자문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현장 실사와 패널 회의 및 검토 끝에 ‘반려’ 권고를 내렸다. 한국의 갯벌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중요한 자연 서식지의 가치가 인정되지만, 신안갯벌을 제외하고는 지형학적·생태학적 과정을 보여줄 수 있을 만큼 갯벌의 범위가 넓지 못하고,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핵심 지역을 포함하지 못했으며 완충 지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들을 지적한 것이다.
이처럼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사실상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중앙정부, 자치단체, 등재 추진단, 시민단체 등이 외교적 노력과 유산 구역의 확대 약속, 세계환경단체의 지지 확보, 지역사회 협력 유도 등에 함께 노력해 15년 만에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갯벌은 지형학적·지질학적·생태학적 가치가 뛰어난 자연유산이지만,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고 전통 지식에 기반해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를 계승해온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한국의 갯벌은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의 특성을 지닌 복합유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서남해안에 광활하게 발달되어 있는 갯벌은 지난 산업사회에서 농지, 산업용지, 도시용지 등의 확보를 위한 간척사업 대상지로 여겨 왔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대규모 간척은 제한되었지만 갯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크고 작은 개발 사업이 지금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산 구역을 관할하는 자치단체들은 앞다퉈 갯벌 생태관광에 골몰하고 있다. 자칫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갯벌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가 앞선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 등재 결정을 내리면서 첫째 2025년까지 유산 구역을 확대하고, 둘째 유산의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며, 셋째 유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을 관리하고, 넷째 멸종위기 철새 보호를 위해 동아시아 철새 이동 경로상의 국가와 협력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시민사회 등이 가장 우선해서 추진해야 할 과제들이다.
또한 갯벌의 퇴적 환경이나 생물 서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파제와 방조제 축조, 해양자원 및 에너지 개발, 과도한 수산양식, 해양폐기물 배출 등은 보다 철저한 영향 평가를 거쳐 추진하거나 적절한 방법으로 통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갯벌을 보전하고 이용하는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거버넌스를 구축해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 나가야 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번에 7개소를 자연유산 또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동시에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영국 ‘리버풀-해양무역도시’의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했다. 리버풀이 워터프론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초고층 빌딩, 대규모 주거단지, 상업시설 등을 건설해 등재 당시의 가치를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오만의 ‘아라비아 영양보호구역’,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계곡’에 이어 세 번째로 지위를 박탈한 사례로 남게 됐다.
‘한국의 갯벌’은 우리나라를 넘어서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보편적인 중요한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글로벌한 시각과 기준으로 갯벌의 보전과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데 지혜를 결집해야 할 때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 등재 결정을 내리면서 첫째 2025년까지 유산 구역을 확대하고, 둘째 유산의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며, 셋째 유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을 관리하고, 넷째 멸종위기 철새 보호를 위해 동아시아 철새 이동 경로상의 국가와 협력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시민사회 등이 가장 우선해서 추진해야 할 과제들이다.
또한 갯벌의 퇴적 환경이나 생물 서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파제와 방조제 축조, 해양자원 및 에너지 개발, 과도한 수산양식, 해양폐기물 배출 등은 보다 철저한 영향 평가를 거쳐 추진하거나 적절한 방법으로 통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갯벌을 보전하고 이용하는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거버넌스를 구축해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 나가야 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번에 7개소를 자연유산 또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동시에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영국 ‘리버풀-해양무역도시’의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했다. 리버풀이 워터프론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초고층 빌딩, 대규모 주거단지, 상업시설 등을 건설해 등재 당시의 가치를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오만의 ‘아라비아 영양보호구역’,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계곡’에 이어 세 번째로 지위를 박탈한 사례로 남게 됐다.
‘한국의 갯벌’은 우리나라를 넘어서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보편적인 중요한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글로벌한 시각과 기준으로 갯벌의 보전과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데 지혜를 결집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