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교육의 성장-김은희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2021년 08월 05일(목) 06:00

김은희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일상적인 대면 서비스가 비대면화되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가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산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육 분야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요? 지금도 공공·민간 교육 할 것 없이 비대면 교육 분야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교실이나 강의실에서 온라인 강의는 물론이요, 자기 계발을 위한 온라인 학습이 필요한 경우 유튜브 등을 통해 궁금한 점을 바로바로 해결하는 것도 우리의 일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뿐만 아니라 민간 교육 분야에서도 온라인 교육 시장이 크게 확대되어 성인 대상의 평생학습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취업을 위한 어학, 자격증 준비에서부터 다양한 취미활동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학습을 통해 워라밸을 실현하고 있고, 중년·노년 세대도 재교육이나 새로운 인생 설계를 위한 교육 기회가 훨씬 폭 넓어졌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교육 분야에서도 보편화된 것입니다.

에듀테크(edutech) 분야에도 투자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에듀테크는 교육, 즉 에듀케이션과 테크놀로지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최신 정보통신 기술을 새로운 교육 콘텐츠 개발에 적용하는 분야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스타트업 투자 분위기 속에서도 에듀테크를 포함한 비대면 분야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20% 이상 증가했다는 정부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은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로,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이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한 국내 에듀테크 기업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토익 모의시험 여섯 문제 만으로도 사용자의 실제 시험 점수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문제와 강의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기술로 세계 유명 투자회사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하였습니다. 획일화된 교육 방식에서 벗어난 개인 맞춤형 학습의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교육의 콘텐츠 뿐만 아니라 플랫폼에도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메타버스 열풍이 뜨겁습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의 의미인 메타(meta)와 세계,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반의 가상 세계를 뜻합니다. 이 가상의 세계에 게임 같은 놀이 공간 뿐만 아니라, 사무실, 각종 매장, 병원, 학교 등 현실 세계를 그대로 옮겨 놓고, 또 다른 세계에서 소비도 하고 놀이와 일이 이루어지는 제2의 생활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메타버스의 가상 캠퍼스에서 실제와 같은 자연스러운 교육 가능함으로써 비대면 교육의 한계를 넘어서서 현실에서는 체험하기 어려운 상황도 메타버스에서 경험하고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진 MZ세대에게 새로운 소통의 창구로 크게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산업계 전반에서 그 적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메타버스를 적용한 신입사원 교육이나 연수, 세미나가 세대 간, 직급 간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기업의 예들이 속속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교육은 어떻게 진화할까요? 아마도 가장 큰 특징은 교육 영역이 무한대로 확장되는 것입니다. 더 이상 교육이 딱딱하게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학습 과정이 아니라, 교육의 개념이 앞으로는 ‘즐기면서 배우고, 즐기기 위해 배우는’ 모든 놀이 과정, 교육 엔터테인먼트로 새롭게 정의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제간 영역 파괴는 물론이요,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면 고정된 형식에서 벗어나 어떤 형식과도 서로 융합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혁신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지금도 가벼운 주제의 교육 내용은 유튜브나 각종 매체를 통해 엔터테인먼트가 곁들여져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가상 환경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교육 엔터네인먼트가 실현되려면 까다롭고 힘든 교육, 예를 들면 의학 교육의 과정에서도 즐기면서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지금의 사고방식도 앞으로 다가올 에듀테인먼트에 쉽게 젖어 들게 될 것입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지속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오는 만큼, 평생 직업 교육도 다양한 분야에서 호기심과 재미가 함께 하는 학습 콘텐츠로 교육될 수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교육은,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면서, 즐겁지 않으면 교육이 아닌 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