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광주다운 대표 공원을 만들자 - 조윤성 조선대학교 미술체육대학 교수
2021년 07월 13일(화) 23:10 가가
지난 6월 16일 광주광역시는 중앙공원(1지구)의 사업 조정 내용을 발표하고 관련 심의에 상정하여 사업을 정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분양가 논란, 대형 아파트 논란, 시공권을 둘러싼 시행사 내부 갈등 등 모든 부정적인 용어들로 점철되었던 중앙공원 사업에 대해 광주시가 나서서 이제라도 ‘계획 단계’를 넘어서 ‘실행 단계’로 나아가기로 한 점에 대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우리는 그간 사업 조정의 내용이 온통 아파트를 어떻게 짓고 분양하느냐에 모아져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있어 아파트는 사실 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수익사업’ 부문에 불과한데, 우리는 이 사업의 본질인 ‘목적사업’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이야기를 들은 것이 없다는 점이다. 이 사업의 ‘목적사업’은 공원 조성이다. 결국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은 어쩌면 광주시민이 함께하고 자랑할 수 있는 광주다운 공원을 만들기 위한 산고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특별시로 계획된 세종시는 도시계획을 하면서 논 위에 새로 호수공원을 조성하였다. 세종호수공원은 지금 세종시의 중심이 되었다. 인천 송도신도시도 새롭게 도시를 만들면서 중심에 인공의 해수공원을 조성하였다. 지금은 인천 하면 송도센트럴파크가 떠오를 정도로 대표 공원이 되었다. 울산광역시는 기업의 후원까지 유치해 가면서 울산대공원을 조성하여 광역시로서의 풍모를 갖추게 되었다.
중앙공원이 품고 있는 풍암저수지는 지금은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저수지이지만, 조선시대로부터 그 원형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원래 자연적으로 물이 모이는 지형이다. 거기에 둑을 쌓아 지금의 풍암저수지가 되었다.
풍암호수는 세종시나 인천처럼 논이나 벌 위에 인공적으로 조성해야 할 호수공원이 아니다. 자연의 경관이 살아 있는 곳이다. 이런 풍암저수지를 경관 공원으로 탈바꿈시켜 광주의 대표적인 명소로 만들 수 있느냐가 바로 이번 사업의 핵심인 것이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정원박람회의 시민 참여도를 보라. 공원이 조성되어 슬럼화된 인근 도심지가 되살아나고, 청년과 예술가들이 모이는 창작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인근 거리도 다채로운 테마로 채워지는 다양한 사례를 보라. 광역 공원의 조성은 단순히 산책 공간 하나를 더 얻는 것이 아니라, 도시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되고 있다.
광주는 풍암호수라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비록 민간사업이긴 하여도 재정도 확보되었다. 우리의 논의와 역량이 모이기만 하면 된다.
이제 우리는 광주의 미래를 위한 더 큰 숙제를 풀어야 한다. 세계 5대 비엔날레를 자랑하며 예향으로서의 전통을 가슴에 품은 광주에, 문화와 예술이 펼쳐지고 외지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자랑할 수 있는 공원을 말해야 할 때이다. 이러한 공원을 만드는 데에는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우리 지역의 토양에서 자라난 예술을 기반으로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자랑스러운 그리고 광주다운 공원을 만들어 보자.
끝으로 이를 추진하는 데에 꼭 지켜야 할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어떤 건축물이 지어지든 그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공모제를 통해 많은 건축가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반대로 세계적인 명성의 유명 건축가에게 지명 설계를 맡기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는 방안과 확실한 흥행 아이템을 갖추어야 한다. 공원만 만들어 놓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늦은 감이 있지만 이건희 미술관 유치와 같은 적극적인 논의가 먼저 이루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어찌 됐든 이제라도 우리 지역의 청년과 예술가들의 힘을 활용하고, 광주의 전통과 미래지향적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생산적인 공원으로서의 역할을 확보해야 한다. 이제 우리 광주도 ‘광역시’다운 대표 공원 하나 가질 때가 되지 않았는가?
풍암호수는 세종시나 인천처럼 논이나 벌 위에 인공적으로 조성해야 할 호수공원이 아니다. 자연의 경관이 살아 있는 곳이다. 이런 풍암저수지를 경관 공원으로 탈바꿈시켜 광주의 대표적인 명소로 만들 수 있느냐가 바로 이번 사업의 핵심인 것이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정원박람회의 시민 참여도를 보라. 공원이 조성되어 슬럼화된 인근 도심지가 되살아나고, 청년과 예술가들이 모이는 창작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인근 거리도 다채로운 테마로 채워지는 다양한 사례를 보라. 광역 공원의 조성은 단순히 산책 공간 하나를 더 얻는 것이 아니라, 도시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되고 있다.
광주는 풍암호수라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비록 민간사업이긴 하여도 재정도 확보되었다. 우리의 논의와 역량이 모이기만 하면 된다.
이제 우리는 광주의 미래를 위한 더 큰 숙제를 풀어야 한다. 세계 5대 비엔날레를 자랑하며 예향으로서의 전통을 가슴에 품은 광주에, 문화와 예술이 펼쳐지고 외지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자랑할 수 있는 공원을 말해야 할 때이다. 이러한 공원을 만드는 데에는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우리 지역의 토양에서 자라난 예술을 기반으로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자랑스러운 그리고 광주다운 공원을 만들어 보자.
끝으로 이를 추진하는 데에 꼭 지켜야 할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어떤 건축물이 지어지든 그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공모제를 통해 많은 건축가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반대로 세계적인 명성의 유명 건축가에게 지명 설계를 맡기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는 방안과 확실한 흥행 아이템을 갖추어야 한다. 공원만 만들어 놓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늦은 감이 있지만 이건희 미술관 유치와 같은 적극적인 논의가 먼저 이루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어찌 됐든 이제라도 우리 지역의 청년과 예술가들의 힘을 활용하고, 광주의 전통과 미래지향적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생산적인 공원으로서의 역할을 확보해야 한다. 이제 우리 광주도 ‘광역시’다운 대표 공원 하나 가질 때가 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