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소기업 54% 내년 최저임금 ‘동결’ 희망
2021년 07월 05일(월) 20:10
광주 115개 기업 설문…43.5%는 “인상”
현 최저임금 경영상 “다소 부담” 42.6%
원자재값 인상·대체휴일제, 경영 악순환 우려

광주상공회의소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두고 노·사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광주지역 기업의 절반 이상은 최저임금 동결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영위기에 원자재 가격 인상이 겹친 데다, 주52시간제와 대체공휴일제 시행이 본격화되면서 인건비를 비롯한 제조원가 상승과 그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수익과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결국 인력을 감축하는 등 경영환경의 악순환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5일 광주상공회의소가 광주지역 소재 1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도 최저임금 관련 지역 기업 의견 조사’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응답은 53.9%를 차지했다. 이어 인상은 43.5%였으며, 인하는 2.6%였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경영상에 부담이 되는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다소 부담이 된다’가 42.6%로 가장 많았다. ‘매우 부담된다’는 응답도 12.2% 수준으로, 현 최저임금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전체의 54.8%를 차지했다. 적정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은 33%였다.

또 지역기업의 66.1%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경영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다소 부정’이 52.2%였으며, ‘매우 부정’도 13.9% 수준이었다. ‘영향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26.1%로, ‘다소 긍정’은 7%, ‘매우 긍정’ 0.9% 수준에 그쳤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응답한 기업은 그 이유로 ‘원가 상승’(60.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뒤이어 ‘인건비 부담에 따른 인력 감축’도 31.6%에 달했고, ‘제품 가격 및 물가 상승’(14.5%), ‘자동화 등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일자리 감소’(9.2%) 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았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응방안으로는 ‘생산효율성 제고 노력’(49.6%) 의견이 많았으나, ‘신규채용 축소’(22.6%)와 ‘기존 근로자의 인위적 감원’(7.8%), ‘아웃소싱 또는 해외이전’(5.2%) 등 일자리 감축 자체를 고려하는 기업도 35.6%나 차지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저임금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감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저임금의 준수를 위해 필요한 대책으로는 ‘신규채용자 인건비 지원’(28.7%)과 ‘최저임금 상승분 보전 지원’(27.0%) 등 인건비 지원을 원하는 기업이 많았다. 이어 ‘각종 정책지원 요건의 완화’(20.9%)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규모·업종별 최저임금액의 차등적용’(27.0%)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편 지역 기업의 60.6%는 현재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해당 근로자의 비중은 ‘10% 미만’(34.8%)이 가장 많았으며, ‘20%~30%’(31.8%), ‘50% 이상’(18.2%) 등이었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은 주로 ‘생산’(74.2%) 직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일반사무’(19.7%), ‘영업’(4.5%), ‘미화·배송·납품 등 기타’(7.6%) 직무에 배치돼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과도한 최저임금의 인상은 최근 이어지는 경기회복의 방해요소가 될 수 있을 뿐더러, 오히려 일자리 감소도 우려된다”며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인 기업의 어려움을 감안한 현실적인 최저임금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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