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미술관’ 건립과 입지 조건 - 손승광 동신대 교수
2021년 06월 30일(수) 20:50 가가
삼성 이건희 회장이 남긴 문화예술 소장품이 우리나라가 문화국가로 도약하는 분수령이 될 것 같다. 이 회장의 고가의 소장품은 우리 국민뿐만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 수 있는 작품이 많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문화유산을 사회에 돌려주는 작업은 미술관 건립이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이건희 미술관’(가칭) 유치전이 온 나라를 달구고 있다. 문화시설이 지역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문화시설의 입지조건은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한 위치가 기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작품들을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준으로 공공 문화시설은 대도시, 도심 지역을 우선으로 선정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모든 자산들이 밀집되어 왔다. 이와 같은 생각은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 모든 분야에 동일한 잣대로 적용되었으니 수도권과 지방과의 격차는 더욱 가속화된다.
우리나라의 좋은 시설은 모두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너무나 쉬운 생각이다. 활용 가능한 인구가 많으니 그 시설의 이용률이 높다. 건축물의 이용률에 근거하며, 이와 같은 판단 기준으로 경쟁력이 있는 공공 문화시설은 서울부터 시작되었고, 현재도 그러한 판단 기준에 변화가 없다. 결과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이 아니면 우수한 공공 건축물을 유치할 수 있는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흐름이 지금도 유효하다.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으니 가장 효율적이라고 얘기한다. 건축의 이용률 관점에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은 없다.
그와 같은 기준에서 보면, 기념비적인 공공 문화시설은, 서울보다 나은 조건이 없고, 서울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 급속도로 성장해온 우리나라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서 거점 지역에 혁신도시를 조성하고 지방에 있는 혁신도시로 많은 공공기관을 이전하였다. 많은 이전 효과가 있으며, 점차 지방 인구가 증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방으로 이주하였다가 수도권으로 다시 회귀하는 가족들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직장 때문에 생활 근거지를 모두 옮기고 지방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매우 단순한 희망 사항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직장과 가족이 사는 집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화박물관은 대도시가 아니여도 성공할 수 있다. 스페인의 빌바오라는 지방 도시에 건립된 구겐하임미술관은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예술품을 향유하기 위해 찾아오는 관람객은 도시 규모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이제 중앙집중형 하나가 아니라, 분산형으로 문화예술품이 고객들을 찾아가는 방식의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건희 미술관도 분산형 미술관으로 건립하도록 하자. 이건희 미술관을 분관형으로 하여 수도권에 한정된 문화 서비스를 초광역권으로 재편되는 부산·울산·경남·경북, 광주·전남·전북의 호남권, 대전·충남·충북 등 중부권의 문화시설로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분산형 미술관으로 운영되는 이건희 미술관은 삼성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호암미술관과 함께 서울에 본관을 두고, 중부권·호남권·영남권이라는 초광역권의 거점 시설로서 분산 미술관으로 운영하면 된다. 소장품도 수장고에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본관과 분관을 오가며 문화예술품을 순환 전시할 수 있다. 1만여 점이 넘는 귀한 작품들, 그리고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작품을 하나의 건축물에 담아서 전시하고 서비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3차 산업인 제조업은 생태계가 복잡한 탓에 지방 활성화가 용이하지 않다. 그러나 문화산업은 우수한 콘텐츠가 성패를 결정한다. 이건희 미술관을 초광역권, 분관형 미술관으로 구상한다면 입지조건은 국내외 어느 지역에서라도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KTX역세권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입지하는 도시의 공간 구조와 환경은 관람객을 유치하고 문화산업을 육성하는 국가 재생 프로젝트가 될 수 있겠다. 문화산업의 생태계는 서울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초대형 미술관, 혹은 문화시설의 분산형 시스템은 미래의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가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실천 전략이 될 것이다.
문화박물관은 대도시가 아니여도 성공할 수 있다. 스페인의 빌바오라는 지방 도시에 건립된 구겐하임미술관은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예술품을 향유하기 위해 찾아오는 관람객은 도시 규모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이제 중앙집중형 하나가 아니라, 분산형으로 문화예술품이 고객들을 찾아가는 방식의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건희 미술관도 분산형 미술관으로 건립하도록 하자. 이건희 미술관을 분관형으로 하여 수도권에 한정된 문화 서비스를 초광역권으로 재편되는 부산·울산·경남·경북, 광주·전남·전북의 호남권, 대전·충남·충북 등 중부권의 문화시설로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분산형 미술관으로 운영되는 이건희 미술관은 삼성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호암미술관과 함께 서울에 본관을 두고, 중부권·호남권·영남권이라는 초광역권의 거점 시설로서 분산 미술관으로 운영하면 된다. 소장품도 수장고에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본관과 분관을 오가며 문화예술품을 순환 전시할 수 있다. 1만여 점이 넘는 귀한 작품들, 그리고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작품을 하나의 건축물에 담아서 전시하고 서비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3차 산업인 제조업은 생태계가 복잡한 탓에 지방 활성화가 용이하지 않다. 그러나 문화산업은 우수한 콘텐츠가 성패를 결정한다. 이건희 미술관을 초광역권, 분관형 미술관으로 구상한다면 입지조건은 국내외 어느 지역에서라도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KTX역세권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입지하는 도시의 공간 구조와 환경은 관람객을 유치하고 문화산업을 육성하는 국가 재생 프로젝트가 될 수 있겠다. 문화산업의 생태계는 서울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초대형 미술관, 혹은 문화시설의 분산형 시스템은 미래의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가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실천 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