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문 인력 양성, 협력체계가 중요하다 - 윤병태 전남도 정무부지사
2021년 06월 14일(월) 06:00

윤병태 전남도 정무부지사

조선 제4대 임금 세종은 ‘좋은 정치를 펼치려면 무엇보다 뛰어난 인재를 기르고 학문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도서관인 집현전을 학문 연구기관으로 만들고 인재를 양성한 결과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훈민정음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또한 우리가 잘 아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가르침으로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나 관심도는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인 것 같다.

지난 6월 1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캠퍼스 착공식에 참석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문 인재 양성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에너지밸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고용 생태계 구축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전남도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광주·전남 지역 에너지 신산업 생태계인 에너지밸리 입주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기능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나주 혁신도시에 한국폴리텍대학 전력기술교육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기술교육원은 국비 260억 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324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전남도가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등을 수차례 방문하여 설득을 통해 열정적으로 일궈낸 성과이다. 건립 부지는 나주시가 64억 원을 들여 LH 소유 땅을 매입해 무상으로 제공했다. 도와 시군이 하나의 사업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네트워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 중 하나다. 현재 전력기술교육원은 공공건축 사업계획을 작성 중이며 오는 9월 경 실시설계에 착수하고 내년 7월에 첫 삽을 뜰 계획이다. 2023년 말에 완공되면 이듬해 2월에 개원해 그해 3월부터는 신입생을 받게 된다.

교육훈련 분야는 크게 전력 IT, 전력 제어, 전력 설비 등 3개 직종이며, 교육과정은 하이테크, 신중년, 여성 재취업 3개로 나뉜다. 에너지 밸리 입주기업들이 원하는 연간 300여 명의 맞춤형 전문 인력을 3~10개월 과정의 다양한 전력 특화교육 과정을 통해 양성하게 된다. 아울러 신안에 조성하는 8.2GW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2030년까지 48.5조 원을 투자하여 450개 기업이 입주하게 되면 5638명의 해상풍력 전문인력 양성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전력기술교육원이 전남 미래 일자리를 이끌어갈 전문 인력 양성의 전초기지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전남도와 나주시, 한전, 나주혁신산단협의회 등이 각자의 위치에서 홀로 노력할 것이 아니라 관련 기관·단체들이 한데 모여 지혜를 모으고 서로 생각을 나누어야 한다. 우선 기업이 원하는 수요와 교육원에서 배출하는 기능 인력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관리할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하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커리큘럼도 잘 편성해야 한다. 아울러 향후 건축 후에 있을 교육훈련 장비 배치도 서로 고민을 해야 한다. 또한 32억 원가량의 기숙사 건축비를 국비로 추가 확보하여 교육생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 여건 조성에도 힘써야 한다.

고사성어에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말이 있듯이 신산업 생태계인 에너지밸리의 특화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에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전남도는 2022년까지 에너지밸리 등에 1000개 기업 유치를 목표로 정하고 지금까지 501개 기업을 유치했다. 이들 유치 기업 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이전한 기업이 186개사로 37%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수도권 또는 타 지역에 소재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인센티브도 필요하지만 기업들이 원하는 전문 인력을 적시에 양성해서 배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나주혁신도시에 전력기술교육원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이 나란히 건립되어 세계적인 에너지 신산업의 중심지로 우뚝 서게 될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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