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과 실천
2021년 05월 27일(목) 04:40 가가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선언은 1789년 8월 프랑스 시민혁명 당시 라파예트가 기초한 ‘인간 및 시민의 권리 선언’, 즉 인권선언일 것이다. 루이16세 당시 막강한 권력이었던 성직자와 귀족에 들지 못하는 제3 신분인 평민들이 주축이 되어 국민의회 구성, 테니스코트 서약, 제헌의회 선포 등을 거쳐 완성한 혁명은 많은 성과와 유산을 남겼다.
봉건 제도의 폐지, 루이16세 처형, 부르주아 계급의 부상, 강대국 프랑스 성립 등이 그것이다. 인권선언은 이후 프랑스 헌법(1891년)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의 헌법에도 반영됐다.
1848년 2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선언 역시 근대 세계에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이밖에 1992년 6월 14일 ‘환경과 개발에 대한 리우 선언’도 인류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19년 3월 1일 33인의 민족대표들의 3·1 독립 선언을 시작으로, 6·29 선언, 6·15 남북 공동 선언,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 선언 등이 있었다.
광주가 지난해 10월 ‘광주 도시·건축 선언’을 발표하고 최근에는 그 매뉴얼까지 제시했다. 광주의 현재 모습이 미래 세대에 당당히 물려줄 수 없는 수준이라는 반성에서 출발한 이 선언은 역사·경관·공공성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 내용이다. 다만 광주의 현재 모습을 있게 한 원인이 무엇이고,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계획돼 있는 개발 사업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찾아보기 어렵다.
광주 도시·건축선언에 쓰인 미사여구들이 하나하나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선언은 단지 선언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고층 아파트 숲들이 곳곳에 들어서게 된 원인에 대한 분석,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 광주의 모습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바람직한 미래 모습을 위한 법·제도및 지침의 혁신, 실행 방안 등이 마련돼야 비로소 명실상부한 선언으로 자리를 잡고 시민들에게도 각인될 것이다.
/윤현석 정치부 부장 chadol@kwangju.co.kr
1848년 2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선언 역시 근대 세계에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이밖에 1992년 6월 14일 ‘환경과 개발에 대한 리우 선언’도 인류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19년 3월 1일 33인의 민족대표들의 3·1 독립 선언을 시작으로, 6·29 선언, 6·15 남북 공동 선언,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 선언 등이 있었다.
/윤현석 정치부 부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