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재생’ 방식 아파트 위주에서 벗어나야
2021년 04월 16일(금) 05:00
광주 지역 재개발사업 대상지에서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살리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주민들 입에서 나와 주목된다. 옛 주거를 없애고 고층아파트를 짓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도심 주거의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환경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광주시 북동 지역민들로 구성된 ‘북동을 지키는 사람들’과 광주환경연합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어제 북구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초고층 아파트 건설사업으로 변질된 북동 도시 환경정비 예정구역을 해제하고, 상업지역 활성화 본연의 취지에 맞는 수복형 재개발 또는 중심 시가지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상 20~45층 규모의 아파트단지 23개 동을 짓겠다는 북구의 ‘북동 재개발 정비사업’을 전면 재검토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또 금남로5가 일대는 광주의 중심 상업지역이며 근대 문화유산인 북동 성당도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고 강조한다. 이곳 금남로 5가역 건널목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 정호용이 이끄는 계엄군과 최초로 대치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역사와 삶터 또한 모두 사라지게 된다.

옛 도심 건물이 노후화되고 상권이 침체 일로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생사업의 필요성을 부인하긴 어렵다. 하지만 옛 삶터를 뭉개고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현행 재건축 방식은 답이 아니다. 북동 주민들이 제시하는 도시재생 방식은 전면 철거가 아닌 현지 개량 방식이어서 도심에 새 숨을 불어넣고 상가나 집주인이 원 거주지에서 내몰리는 일도 줄어드는 등 비교적 부작용이 덜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북구청과 광주시 등 행정 당국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정책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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