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세월 그날의 상흔 품어 온 옛 도청
2021년 04월 15일(목) 05:00
1980년 5월 27일 시민군들의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진압 작전에 나섰던 계엄군이 발사한 총탄(탄두)과 탄흔이 41년 만에 발견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옛 전남도청 복원 추진단은 엊그제 도청 내외부에서 총탄 열 개를 비롯해 모두 535개의 탄흔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방사선 투과와 유사한 벽면 사격 비교 분석 등 첨단 과학 기법을 동원한 결과이다.

탄두 열 개는 옛 도청 내 서무과 출입문 오른쪽 상단과 경찰국 본관 외벽에 박혀 있었다. 탄두 분석 결과 계엄군이 사용한 M16에서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525개 탄흔은 추가로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도청 본관과 민원봉사실 인근 은행나무와 소나무 몸통에도 총탄으로 추정되는 금속 물질이 박혀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탄두와 탄흔은 ‘그날’의 유혈 진압을 말해 주는 생생한 흔적이다. 지난 2015년 오월단체의 총탄 흔적 조사 요구에 불가 입장을 견지했던 박근혜 정부의 자세는 무책임했다. 이번에 활용된 조사 방법은 당시 거론됐던 기법이었다. 앞서 탄흔이 발견된 ‘전일빌딩 245’와 함께 옛 전남도청은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인 현장이다. 잇단 탄흔 발견은 그날의 진실에 좀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고 옛 도청 복원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5·18 진실 찾기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얼마 전 80년 당시 계엄군이었던 공수부대원이 직접 유족에게 사과했지만 아직 부족하다. 당시 출동했던 많은 계엄군의 솔직한 증언이 절실하다. 41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까지도 발포 명령자를 비롯해 암매장 등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이번 옛 전남도청의 탄두와 탄흔 발견을 계기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활동 또한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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