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관련 ‘국정원 자료’ 더 폭넓게 공개를
2021년 04월 07일(수) 05:00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5·18 당시 계엄군의 차륜(車輪)형 장갑차가 시위 현장에 투입된 사진 등을 새롭게 공개했다. 이는 80년 5월 당시 계엄군의 최초 발포 상황을 밝혀낼 수 있는 단서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정원은 그제 1242쪽 분량의 기록물 22건과 사진 204장을 찾아내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추가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들 자료에는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당시 국내 각 분야 동향을 수집한 보고서와 외국 정보기관 반응 보고 등이 포함돼 있다.

이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5·18민주화운동 초기 계엄군이 바퀴 달린 차륜형 장갑차를 타고 광주 시가지를 돌고 있는 장면을 담은 사진들이다. 특히 차륜형 장갑차 사진은 ‘최초 발포가 5월 19일 오후 광주고 앞길에서 바퀴가 고장 난 차륜형 장갑차에서 이뤄졌다‘는 진술과 문헌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로서 그 의미가 크다는 게 조사위의 평가다.

또한 당시 차륜형 장갑차나 코브라 헬기 투입 등 계엄군이 전력을 강화하게 된 계기가 ‘시민군의 차륜형 장갑차 탈취’ 때문이었다는 그동안 신군부 측의 왜곡된 주장을 뒤엎을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사진을 통해 궤도식 장갑차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차륜형 장갑차를 계엄군이 이미 운용하고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이들 자료들에 대해 검증 절차에 착수한 만큼 5·18 당시 최초 발포 상황과 코브라 헬기 투입 과정 등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국정원은 5·18 진상 규명을 위해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자료를 공개했지만, 진상조사위에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한계를 생각할 때, 앞으로 관련 단체와 소통을 통해 보다 많은 자료를 공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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