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특수’ 과일농가 울고 축산 웃고
2021년 02월 02일(화) 00:05
농협 전남본부, 1~2월 출하량 전망 배 60%·사과 70%↓
광주축협 ‘설 선물 상한액 20만원’에 세트 늘리며 도축량 확대

설 명절을 앞두고 전남지역 과일 출하량은 전년에 비해 50%~7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을 벌이는 광주시 북구 각화동 농산물 도매시장 모습. <광주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잇따른 기상이변으로 생산량과 저장량이 급감한 주요 과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수확량이 늘어난 수산·축산 농가는 명절 선물가액이 상향되면서 모처럼 웃을 것으로 보인다.

1일 농협 전남본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주요 과일 출하량은 전년에 비해 50%~7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주가 주산지인 배의 경우 설 명절을 맞아 출하량이 전년(1만3800t)보다 60% 감소한 5500t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나주시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기간 지역농협을 통해 출하되는 나주 배 물량은 약 936t으로, 전년(2735t)보다 65.8%(1799t) 감소했다. 이는 배 개화기인 지난해 3월 말부터 4월 초 무렵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내려가는 저온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배 재배면적 1943㏊ 중 50%인 972㏊가 저온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봄철 잦은 냉해와 여름철 긴 장마와 태풍 등을 겪은 사과 역시 지난해 1700t에서 510t으로 70%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감은 지난해 절반 수준(50%)인 1050t이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명절을 열흘 가량 앞두고 광주서 판매되는 사과와 배 가격은 전년보다 무려 67~85% 급등한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 양동시장에서 팔린 사과(후지) 10개 가격은 3만7000원으로, 1년 전(2만원) 보다 85%(1만7000원) 올랐다. 일주일 전(3만5000원)에 비해서도 5.7%(2000원) 상승했다.

배(신고) 10개 가격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66.7%(2만원) 껑충 뒤었다.

단감 10개 값은 1만2000원으로, 전년과 같지만 평년(1만333원)에 비해서는 16.1%(1667원) 올랐다.

aT 측은 설 명절 “사과의 경우 착색, 당도저하, 과실 크기가 좋지 못해 설 출하용 대과 비중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과와 배 모두 설 성수기 출하량 감소로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획량이 늘어난 수산업계에서는 명절 특수가 맞물리면서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수협 광주공판장이 설 명절을 보름 앞두고 3주 동안(1월7~27일) 주요 수산물 28개 품목 위판량을 집계해보니, 총 318.5t으로, 전년(12월20일~1월9일) 306.6t보다 12t(3.9%) 가량 증가했다.

이들 품목의 위판금액은 22억500만원에서 26억1000만원으로, 18.4%(4억500만원) 증가하며 거래량보다 더 높은 증가 폭을 나타냈다.

이 기간 동안 주요 명절 성수품을 보니 코다리명태 거래량이 12.8배(1175.7%) 늘어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굴비의 재료가 되는 참조기 거래량은 3.7t에서 7.8t으로 2.1배(100.6%) 뛰었다. 전 부쳐먹거나 탕거리로 쓰이는 명태 거래량도 15.6%(4.9t) 증가한 36t이 거래됐다.

거울 별미 매생이 거래량도 61.7% 증가했고, 새조개(8.8배), 명태포(2.7배), 멸치(2배), 갈치(96.9%), 고등어(59.4%), 오징어(24.2%), 전복(20.5%), 숫꽃게(17.2%) 등도 거래량이 늘었다.

설 선물 상한액이 20만원까지 오르면서 축산 농가도 대목 챙기기에 분주하다. 광주축산농협은 오는 10일까지 보름 동안 설 특별 판매를 진행하며 20만원 상당 선물세트를 늘리기 위해 도축량을 지난해 추석 대비 50두 증가한 200두로 확대했다.

양동시장에서 이날 판매되는 한우 등심 1등급 100g 가격은 8500원으로, 1년 전보다 13.3% 상승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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