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주저앉은 소상공인·자영업자
2021년 01월 28일(목) 00:00
광주, 지난해 음식점 2157곳 폐업…빈 점포도 덩달아 늘어
중대형 공실률 15% ‘전국 평균 상회’…대학가 상권 더 취약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상공인·자영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한 해 광주지역에서 폐업한 가게가 늘고, 덩달아 빈 상가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을 택한 광주의 일반음식점과 노래방은 전년보다 10% 상당 증가했고, 휴게음식점은 17% 넘게 늘었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5%를 넘어섰으며, 소규모 상가는 전국에서도 3번째로 높은 공실증가율을 보이는 등 광주경제계의 충격이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광주지역 일반음식점 폐업은 1576건으로 전년(1447건)보다 8.9% 증가했고, 휴게음식점은 581곳이 문을 닫으면서 전년(496건)보다 17.1% 늘었다.

집합금지 명령 등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된 이후 직격탄을 맞은 유흥주점의 폐업은 38건에서 69건으로 81.6% 늘었고, 단란주점은 18건 37건으로 105.6%나 증가했다. 노래연습장도 79건으로 전년(72건)에 비해 9.7% 증가, PC방도 118건에서 125건으로 5.9% 늘었다.

또 대면접촉을 피할 수 없고, 감염위험이 높은 방문판매업은 39건에서 219건으로 무려 491.9% 급증했고, 가급적 병원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 탓에 의원·치과의원·한의원 등 의원 폐업도 전년 52건에서 67건으로 2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요 자영업의 폐업이 증가하면서 광주지역 상가의 공실률 역시 높아졌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광주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5.0%로 파악됐다.

전국 평균(12.7%)보다 높은 것은 물론,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 연초에 비해 1.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소규모 상가의 공실율이 역시 6.3%를 기록하면서 연초 대비 2.3%포인트 증가했다. 광주지역 소규모 상가의 연초 대비 공실 증가율은 서울(3.5%↑)과 대전(3.3%↑)에 이어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3번째로 높은 것이다.

특히 광주에서는 북구 용봉동 소규모 상가 공실이 무려 12.3%에 달하는 등 가장 높았고, 전남대학교 인근도 11.6%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대학가 상권이 유동인구와 매출감소 등 코로나19에 취약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자영업계의 폐업과 지역 주요 상권의 상가 공실율은 앞으로 더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해 1월3일까지 밤 9시 이후 영업제한과 4인 이상 모임 금지 등 조치로 인해 광주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31.7% 감소했다. 연말연시 성수기를 누리지 못한 상황에서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또 다시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면서 자영업자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컨설팅전문그룹 이지스엔터프라이즈 박진석 이사는 “매출 감소가 누적돼 고정비용 지출과 생계를 위해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도 상당수”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더 이어지면 이들의 부담이 가중돼 결국 폐업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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