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TCS 국제학교 확진자 동선도 역학조사도 ‘캄캄’
2021년 01월 27일(수) 23:05
시설 간 교류·생활상 등 조사 시급
100여명 수년째 합숙 인지 못 해
합숙인원 122명 중 109명 확진
관리 소홀 감염자 건물 들락날락

코로나19에 확진된 광주 TCS 국제학교 합숙생과 교직원이 27일 낮 생활치료시설 입소를 위해 버스에 오르고 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1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방역당국이 역학조사 등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바이러스 유입 경로는커녕 확진자 관련 이동동선 파악과 접촉자 확인 등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감염자들은 격리 중인 학교 건물 밖을 오고가기도 했지만, 전혀 통제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27일 광주시 등 방역당국에 따르면 IM 선교회 관련 시설인 광주 TCS 국제학교에선 교사 25명, 학생 97명 등 122명이 합숙을 해왔으며, 교사 전원과 학생 79.4%(77명)가 확진됐다. 또 같은 건물 교회 교인 7명도 추가돼 전체 확진자는 109명을 기록했다. 범위를 합숙 인원으로만 좁히면 122명 중 102명(83.6%)이 확진 판정을 받은 셈이다.

이처럼 대규모 확진 사태가 빚어진 것은 이들이 교육장, 교회, 교육장 주변 광산구 장덕동과 진곡산단 빌라 등 2곳에서 숙식을 함께하면서 집단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방 크기에 따라 한방에서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11명까지 숙식을 해결하는 등 밀폐·밀접·밀집 등 ‘3밀 환경’에 노출됐을 것이라는 게 방역당국의 추정이다. 특히 학생들 가운데 20여명은 겨울방학을 맞아 단기 합숙에 참여했고, 나머지는 1년에서 4년 이상 단체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내용들도 일부 확진자 등을 통해 전해진 추정 수준의 정보일 뿐 교육 과정이나 학생 등의 생활상은 거의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이 일부 교사들에게 전해들은 생활상은 학생들은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한달에 한번 외출이 허용됐으며,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도 철저히 지켜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생활자 중 80% 이상이 감염된 상황에서 방역수칙 준수를 주장하는 이들의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집단 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한 어린이가 몸에 맞지 않은 방호복을 입고 치료센터 이송 버스로 향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120여 명이 합숙 생활을 하다가 11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주말 중 귀가 여부, 외출 상황 등 동선과 접촉자 파악에 주력할 방침이지만, 확진자 수가 너무 많고 조사 범위도 넓어 제대로 된 역학조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 모두가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된 상황에서 최초 감염원과 전파 경로 등을 찾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역학 조사의 핵심 중 하나는 전국적인 감염 사태를 몰고온 IM 선교회 관련 시설 간 교류 여부다. 각 시설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대전과 광주, 강원 홍천, 경기 안성 등에서 관계자들의 확진이 동시에 발생하는 정황으로 미뤄 교류 활동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홍보자료 등에서 지난해 12월 각 지역 관계자들이 모여 지역 사례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내용이 있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광주 TCS 국제학교 학생 중 54명이 수도권 등 광주 외 지역 출신인 배경도 역학조사 대상이다. 감염병 확산세가 꺾이지 않았던 수도권에서 학생들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방역당국의 역량으로 다양한 역학조사가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애초 100명 넘는 인원이 드나들며 합숙하는데도 지자체, 교육청 등 어느 곳에서도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다. 방역당국은 다른 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터지고 난 뒤에야 전수검사를 벌여 대규모 확진을 뒤늦게 확인했다.

특히 아직까지도 종교시설인지, 대안학교인지, 학원인지 시설 분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 밤에는 이 학교 확진자들이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학교 건물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는 등 어이없는 상황도 목격됐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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