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도암면 ‘우리 집 한 포기 더’…코로나시대 진화하는 김장 나눔
2020년 12월 16일(수) 17:34

강진군 도암면 옥전마을 박점희 씨가 ‘우리 집 한포기 김장나눔’에 동참했다.<강진군 제공>

코로나시대 김장 나눔도 진화했다.

16일 강진군에 따르면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중·대규모 김장나눔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5만 포기 김장나눔 행사를 진행하는 등 33년째 김장나눔행사를 이어오던 군동면 한 사찰은 김장김치 지원을 포기하고 대신 이불을 지원했다.

김장 나눔 행사가 취소되자 해마다 김장김치를 지원받았던 홀로 사는 노인 등이 올해는 김장김치를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도암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코로나시대 새로운 김장나눔 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도암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가정에서 김치를 담글 때 몇 포기씩 김장을 더 해 이웃에 기부하고 있다. ‘우리 집 한 포기 김장나눔’ 사업이다.

각 가정에서 김장 시기가 정해지면 김장 예정 일자와 후원할 김치통의 크기와 수량을 정해 도암면사무소에 전화 또는 방문해 신청한다. 협의체는 김치를 담을 통을 김장 예정일 전에 후원할 가정으로 직접 배달해주었다가 김장을 하는 날 김치통을 회수한다. 회수해 온 김장 통은 그대로 지원대상에 전달돼 김치가 섞일 염려가 없고 또 회수한 날 바로 직접 배달하니 싱싱함도 유지된다.

협의체는 이 사업을 기획해 마을이장과 부녀회장, 사회봉사단체 등에 안내문을 발송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를 알려 주민 동참을 끌어냈다.

특히, 여성단체 회원들의 참여가 높아 1주일 만에 45가정이 참여 신청을 하는 등 계획했던 60통을 모두 채웠다.

협의체 공동위원장인 임준형 도암면장은 “현재 53가구가 참여하는 등 주민들의 호응이 높아 지난해보다 많은 80가구에 맛있는 김장김치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상황은 어렵지만, 오히려 나눔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김장나눔에 참여한 옥전마을 박점희 씨는 “평소 김장나눔 행사에 참여를 못 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집에서 김장할 때 한 두 포기 더 담가 이웃을 위해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강진=남철희 기자 chou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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