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 홍상화 지음
2020년 12월 04일(금) 20:00 가가
책 제목부터 낭만적이며 시적이다. 눈길을 끄는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이라는 소설집은 모두 8개의 중단편이 묶여 있다. 저자는 2005년 이수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한국문학’ 주간을 역임한 홍상화다.
그동안 작가는 독재와 부패의 시대상황 속에서 권력과 돈을 추종하는 우리 사회 민낯을 그린 ‘거품시대’,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한 ‘정보원’을 발표했다. 이번 소설집은 이전의 두 개의 시선을 하나로 품으면서도 세상에 대한 따스한 시선,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
원래 이 작품집은 ‘능바우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2000년 출간됐던 것을, 2년 전 타계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선생을 기리는 마음에서 작가가 재구성해 선보인 것이다. 김윤식 선생에 대한 헌사이며 작가 자신의 문학적 열정을 새롭게 지피는 다짐이기도 하다.
먼저 ‘인생의 무늬’는 전쟁과 욕정, 사랑과 기적을 주제로 삼아 뜨겁고 신산한 인생의 무늬를 보여준다. ‘능바우 가는 길’의 세계는 ‘인생의 무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피란지였던 능바우에서의 50년의 시간이 지난 후, 소설가로서 명망을 얻은 주인공이 킬리만자로까지 날아갔다가 결국 능바우로 귀환하는 서사 구조가 펼쳐진다.
‘독수리 발톱이 남긴 자국’과 ‘겨울, 봄, 그리고 여름’의 서사는 한국의 특수한 정치경제적 문제를 화두로 했다. 전자는 한국에서 실패한 삶을 살고 새로운 인생을 찾아 미국으로 간 두 남성의 이야기이며 후자는 실패한 사업가의 삶을 통해 처절한 한국의 현실을 고발하는 한편 희망의 근원으로서의 가족애에 집중한다. <한국문학사·1만1200원>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
그동안 작가는 독재와 부패의 시대상황 속에서 권력과 돈을 추종하는 우리 사회 민낯을 그린 ‘거품시대’,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한 ‘정보원’을 발표했다. 이번 소설집은 이전의 두 개의 시선을 하나로 품으면서도 세상에 대한 따스한 시선,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