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명의 문인들이 털어놓은 문학의 ‘희로애락’
2020년 08월 21일(금) 00:00 가가
스무 해의 폴짝
정은숙 지음
정은숙 지음
수많은 출판사들 가운데 ‘자기 색깔’을 분명히 하는 출판사들이 있다. ‘마음산책’도 그 중의 하나다. 문학, 예술, 인문서를 주로 펴내는 마음산책의 책들은 책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금방 알아볼 수 있고, 취향이 맞을 땐 신뢰를 보낸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스무 살’이 된 마음산책은 특별한 기획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책으로 묶었다. 400여종의 책을 펴낸 마음산책은 함께 책을 만들었던 스무 명의 작가와 인터뷰를 했다. 책과 글쓰기와 문학이 어떤 의미인지 점검하고, 그 스무 해를 도약대 삼아 세차고 가볍게 새로운 날들을 향해 뛰고 싶어서였다.
‘스무 해의 폴짝’은 편집자이기도 한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가 쓴 인터뷰집이다. 저자가 만난 이들은 ‘깊은 우물에서 물을 퍼 올리듯 인간 내면의 깊은 곳까지 시선을 내려 글을 쓰는’ 문인들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이어진 인터뷰는 내부 원칙을 정하고 시작됐다. 저자들의 글이 생산되는 곳인 작업실 혹은 생업의 공간으로 찾아간다. 우리가 보낸 스무 해를 돌아볼 수 있는 공통의 질문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특히 ‘스무해를 도약대로 폴짝 뛰고 싶은 마음’을 담아 문인들에게 치수와 좋아하는 색을 물어 ‘운동화’를 선물했다.
이렇게 만난 문인들은 권혁웅·김금희·김소연·김숨·김연수·김용택·김중혁·백선희·백수린·손보미·신형철·이기호·이승우·이해인·임경성·정이현·조경란·하성란·호원숙·황인숙 작가다. 책에는 ‘문학하는 현실의 기쁨과 슬픔’이 고스란히 담겼고, 육성으로 듣는 작가들의 ‘작품론’도 흥미롭다. 좋아하는 작가라면 읽는 재미는 두 배다. 인터뷰 중 언급되는 많은 책과 영화 등은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작가에 대한, 책과 출판에 대한, 문학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한없는 애정이 담긴 질문들을 던지는 저자와 그에 답하는 작가들의 읽고 쓰는 일에 대한 내밀한 고백과 삶에 대한 나지막한 목소리는 ‘솔직하고 유쾌하고 애틋했고’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귀한 이야기였다. ‘나만의 것’ 등의 시집을 펴내기도 한 정 대표의 글은 인상적이다. 인터뷰 내용도 좋지만 각각의 작가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하는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형철 평론가와의 조선대에서의 만남은 “그가 쓴 글의 텍스트들은 ‘자신도 알지 못한 시적, 작가적 인식의 새로움을 발견당했고 그 발견의 해석은 독자들을 매료시켰기에’ 왠지 나도 모르는 나를 알아줄 것만 같은, 읽어줄 것만 같은 섬세함과 공손함”을 이야기하며 시작된다. ‘새로운 편견과 지레짐작으로 지친 세상살이의 묵은 각질이 벗겨지는 만남’을 이끈 황인숙 시인, ‘이모같은’ 이해인 수녀, 그녀가 ‘멋지다’와는 다른, ‘나이스’하다는 말로 표현한 이기호 소설가 등의 만남이 흥미롭다.
진심이 오가는 글을 읽다보면, 앞으로도 ‘마음산책’의 책들은 다시 내 손에 들려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산책·1만8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스무 해의 폴짝’은 편집자이기도 한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가 쓴 인터뷰집이다. 저자가 만난 이들은 ‘깊은 우물에서 물을 퍼 올리듯 인간 내면의 깊은 곳까지 시선을 내려 글을 쓰는’ 문인들이다.
작가에 대한, 책과 출판에 대한, 문학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한없는 애정이 담긴 질문들을 던지는 저자와 그에 답하는 작가들의 읽고 쓰는 일에 대한 내밀한 고백과 삶에 대한 나지막한 목소리는 ‘솔직하고 유쾌하고 애틋했고’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귀한 이야기였다. ‘나만의 것’ 등의 시집을 펴내기도 한 정 대표의 글은 인상적이다. 인터뷰 내용도 좋지만 각각의 작가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하는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형철 평론가와의 조선대에서의 만남은 “그가 쓴 글의 텍스트들은 ‘자신도 알지 못한 시적, 작가적 인식의 새로움을 발견당했고 그 발견의 해석은 독자들을 매료시켰기에’ 왠지 나도 모르는 나를 알아줄 것만 같은, 읽어줄 것만 같은 섬세함과 공손함”을 이야기하며 시작된다. ‘새로운 편견과 지레짐작으로 지친 세상살이의 묵은 각질이 벗겨지는 만남’을 이끈 황인숙 시인, ‘이모같은’ 이해인 수녀, 그녀가 ‘멋지다’와는 다른, ‘나이스’하다는 말로 표현한 이기호 소설가 등의 만남이 흥미롭다.
진심이 오가는 글을 읽다보면, 앞으로도 ‘마음산책’의 책들은 다시 내 손에 들려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산책·1만8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