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장 이전비 지원하라”
2020년 08월 18일(화) 00:00
송전탑 건설에 이전 불가피
한전 “지원 여부 검토할 것”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보존회가 지난 14일 진달래축제 행사장에서 한전에 행사장 이전비용 지원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진달래축제보존회 제공>

“영취산 진달래축제장에다가 송전탑 세운다는 데 이제 진달래축제는 어디서 해요?”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보존회가 한국전력공사에 축제장소를 옮겨줄 것을 촉구했다. 한전 측이 진달래축제 행사장 주변에 고압송전탑을 건설하면서 행사장 이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17일 진달래축제보존회에 따르면 여수시 중흥동 주민 등 100여명은 지난 14일 진달래축제장에서 집회를 열어 “28년간 열렸던 진달래 축제장이 한전의 송전탑 공사로 존폐 위기에 몰렸다”며 “한전은 축제장 이설을 위한 공사비를 지원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취산은 축구장 140개 규모의 국내 최대 진달래 군락지로, 3월이면 전국에서 20만명 이상의 상춘객과 시민들이 찾는 진달래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며 “국책사업인 송전탑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 지켜온 국내 최대 진달래 군락지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제보존회는 내년 행사를 위해 흥국사 옆 부지에 공연과 개막행사를 위한 축제 장소를 마련했다.

토지 소유주에게 부지 사용 승낙을 받았지만, 공사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올해 초부터 한전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한전 측은 지난 2016년 주민 보상에 나설 당시 진달래축제보존회에 3억원을 보상한 점을 들어 추가 지원 요구에 난감함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피해 보상은 이미 이뤄졌지만, 축제장 이설과 관련한 민원이 제기된 만큼 보존회 측 입장을 듣고 추후에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여수산단과 여수지역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하기 위해 2017년부터 345㎸ 규모의 광양 복합화력발전소~신여수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압송전선로 사업을 위해 영취산에 24개의 고압송전탑을 세울 예정이다.

/여수=김창화 기자 chkim@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