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광주도시계획 이렇게]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시 교통체계
2020년 08월 03일(월) 00:00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시 교통체계
최 동 호 광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최동호 광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현재 번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것은 무엇일까? 무생물인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흔드는 것을 보면서 인간이 그동안 자연을 훼손하고 파괴한 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환경 위기는 그간 수많은 전문가가 경고를 해 왔던 것이지만, 일부에서는 2050년은 인류에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측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지속 가능한 교통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광주시에서는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것은 자동차 이용이 불편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동차 이용의 증가는 교통체증이나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대기 오염, 지구 온난화 등 다양한 외부불경제(外部不經濟: 어떤 개인이나 기업의 행동이 다른 개인이나 기업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일)를 유발한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공장 가동과 승용차 이용을 멈추자 대기의 질이 좋아지고 생태계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았듯이, 자동차의 증가는 환경 위기를 초래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자동차 이용을 억제하려면 도심 진입 차량에 혼잡 통행료를 징수한다든지, 도심에 무료 주차장을 유료화하거나 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아직은 고가의 가격이 문제지만 기술의 발달과 규모의 경제를 고려하면 가격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2035년에는 전기자동차가 우리나라 총 승용차 등록 대수의 33%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부합하여 충전시설 용지를 확충하는 것과 같은 전기자동차 기반시설 확충 대책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친화적인 도시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자동차 이용 극대화 정책에서 벗어나 대중교통 친화적인 교통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조만간 완공될 도시철도 2호선을 중심으로 도시 체계를 재편하고 역을 중심으로 버스, 자전거, 보행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인근의 태양광 모범 도시 보봉의 경우, 트램역 주변에 마을을 건설하고 단지 내 차량 보유와 진입을 엄격히 규제한다. 단지 내에서는 보행자와 자전거에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도록 단지를 개발했다. 광주시도 새로운 단지를 개발할 때에는 보봉의 사례를 참고하여 대중교통과 녹색교통을 염두에 두고 단지를 개발 할 필요가 있다.

지속 가능한 교통 체계를 위해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것은 교통 관련 기술 발달 추세에 부합하는 도시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은 이전 20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질 것이다. 이미 운전자 없이 실시간 무선통신으로 차량 스스로 인공지능에 의해 운행하는 자율자동차가 등장했다. 당분간 자율주행차와 일반 차량이 거리에서 같이 주행하는 환경에 대비한 교통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이 활성화되면 전기자동차가 대폭 늘어나고 차량 공유와 승차 공유가 일반화될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승차 공유 시스템인 ‘디디추싱’이,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타다’와 같은 승차 공유가 기존 택시와 마찰이 있지만, 소비자가 선호하는 승차 공유의 세계적인 흐름을 거스르기 힘들다고 본다. 따라서 이에 맞추어 자동차를 위한 도시 공간 구조도 변화하게 될 것이다. 차량 소유가 줄어들게 되면, 주차장의 수요도 줄어 주차장으로 사용하던 도시 공간을 공원과 같은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자율자동차와 승차 공유가 급격하게 보급되고 있는 현 시점은 교통 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좋은 때다. 시민 스스로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사용을 늘려 나가도록 승용차 억제 정책과 대중교통 체계를 개선해 나가자. 승차 공유와 자율자동차 운행이 향후 20년 안에 일반화될 것으로 보고 관련 계획과 법규 등을 정비해야 한다. 지구 온난화에 대처한 대중교통과, 환경을 고려한 교통 체계를 구축하여 미세먼지 없는 살기 좋은 도시로 광주시가 소문이 나게 되면, 현재 우려되는 인구 감소 등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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