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안갯속’ 속타는 금호
2020년 06월 16일(화) 00:00
현산 재협상 요구 이후 아시아나 매각 불발·인수금 하락 우려
금호고속, 협상 늦어지면 1300억원 차입금 상환 힘들어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안갯속’에 빠지면서 하루빨리 그룹 재건과 사업 정상화에 나서야 하는 금호그룹이 곤경에 처했다.

채권단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협상에 나서면서 매각대금을 받는 시점이 미뤄지는 것은 물론, 인수 작업이 틀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어려운 상황에서 13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상환해야 할 금호고속은 그야말로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협상 요구를 수용했다.

앞서 인수 주체인 현산은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제안했고, 다음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자료를 내고 현산 측에 구체적인 재협상 조건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도 팽팽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업계의 경영난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그 사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도 증가함에 따라 현산 측이 인수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금호그룹을 둘러싼 지역 경제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27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 및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그 이후 반년간 아무런 진척을 보이질 못하고 있다.

당시 현산 컨소시엄은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했다.

하루빨리 매각이 이뤄져 매각대금 3228억원을 받아 그룹 재건에 나서야 할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이번 매각 재협상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현산이 재협상 조건으로 인수금액을 애초 2조5000억원보다 크게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인수금액이 낮아지면 금호그룹이 받아야 할 매각대금 역시 기존 3228억원보다 더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금호그룹 지주사인 금호고속은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1300억원을 빌린 상황이다. 다행히 차입금 상환 기한은 내년 1월 말까지 연장됐지만, 문제는 매각대금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상환 자체가 힘들다는 점이다.

또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악화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버스이용객이 줄고, 유·스퀘어 입점 업체의 매출 감소로 임대 수입 역시 감소했다.

임원들이 임금을 삭감하고, 전 직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등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엔 여의치 않은 현실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발행 주식 총수와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 출석 주주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주식 총수는 종전 8억주에서 13억주로 대폭 늘어나고, CB 발행한도는 7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자본 확충에 나선다. 이번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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