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광장
2020년 05월 19일(화) 00:00 가가
“5·18 항쟁 기간 동안 광장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사랑방이었고 용기를 나누는 항쟁의 지도부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1980년 5월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진 가운데 하나가 분수대를 중심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운집해 대규모 집회를 하고 있는 장면이다. 어제 광주일보 1면에 다시 실렸지만, 공수부대의 강경 진압으로 금남로에 시민들의 피가 뿌려지기 전인 5월 16일에 열린 ‘민주화 대성회’ 모습은 당시 전남도청 옥상에서 촬영됐다. 이날 집회는 암흑과 같았던 박정희의 18년간 유신독재를 민주화의 횃불로 밝히겠다는 의지를 담아 평화적인 야간 횃불시위로 이어졌다.
하성흡 작가의 작품 ‘1980.5.21. 발포 후’(2017년 작)는 도청 앞 광장의 또 다른 모습을 포착했다. 평화롭게 시민들의 집회가 이뤄지던 16일과 달리 공수부대가 21일 오후1시 광장을 등지고 충장로와 장동, 금남로 방면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옛 전남도청 앞 광장은 1987년 6월에도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자리했다. 시위 진압 경찰의 최루탄에 희생된 고 이한열 군의 유해가 망월동에 안장된 뒤 학생과 시민들이 연좌한 채 새벽까지 시위를 벌인 곳도 이곳이다. 광주시는 지난 1997년 3월, ‘가로명 등 지정에 관한 조례’에 따라 옛 전남도청 앞 광장을 ‘5·18 민주광장’으로 이름 붙였다.
어제 광주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은 ‘코로나 19’ 여파로 참석자들이 띄엄띄엄 부채꼴로 거리를 두고 앉아 이채로웠다.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뀔 만한 40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80년 5월의 광장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발포 명령자와 헬기 사격, 암매장 등 진상 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의미심장하다. “처벌이 목적이 아닙니다.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입니다.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
하성흡 작가의 작품 ‘1980.5.21. 발포 후’(2017년 작)는 도청 앞 광장의 또 다른 모습을 포착했다. 평화롭게 시민들의 집회가 이뤄지던 16일과 달리 공수부대가 21일 오후1시 광장을 등지고 충장로와 장동, 금남로 방면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의미심장하다. “처벌이 목적이 아닙니다.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입니다.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