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대만 WHO 참여 지지 법안 만장일치 통과
2020년 05월 13일(수) 18:05
대만인 79% “미국과 연대 지지”
18~19일 총회 미·중 격돌 전망

천스중(陳時中) 대만 위생복리부장이 지난 6일 타이베이에서 외신 기자들과 회견하고 있다. 천 부장은 이 자리에서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참가 거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글로벌 대응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오는 18∼19일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 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대만의 WHO 참여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한층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전날 대만이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지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회원국이 아니라 옵서버로 WHO 총회에 참가해오다가 2016년부터는 중국의 반대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대만은 친중국 성향의 마잉주 총통이 집권한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WHO 옵서버 자격을 얻었지만, 반중 성향인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후 옵서버 자격을 상실했다.

이번 법안은 “대만은 세계 보건 위기 때마다 크게 기여한 모범 국가이며, 세계 보건 협력에서 대만을 배제하는 것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초래된 위험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법안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대만의 WHO 옵서버 자격 회복을 도울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법안 통과는 대만에 대한 미국 의회의 초당적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WHO는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대만이 코로나19 방역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코로나19 확산 때 ‘모범 대응국’으로 부상한 것을 계기로 WHO 재참여를 모색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편들기’로 일관한다는 비난을 받는 WHO도 중국의 눈치를 보며 이를 논의하길 꺼린다.

이에 따라 오는 18∼19일 WHO 총회에서 대만의 WHO 참여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격돌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 국민도 중국보다는 미국과의 연대를 훨씬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대만인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의 정치적 연대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79%에 달했지만, 중국과의 연대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36%에 불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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