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2020년 05월 06일(수) 00:00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전통적인 화폐의 개념이 약해지고 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주화나 지폐 대신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등장했는가 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지역화폐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역화폐는 본격적으로 발행된 2017년 이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 지급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현재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곳은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84%인 204곳에 달한다. 광주는 물론 전남 22개 시군 모두가 지역 이름을 넣어 ‘○○사랑상품권’이란 이름으로 지폐 형식의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발행 규모는 지난해 3조 원에서 올해는 6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데도 지역화폐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사용자나 가맹점 모두에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보통 10% 싸게 구입할 수 있고 가맹점주는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할인액과 수수료는 정부나 지자체가 세금으로 메워 주는 구조다. 소상공인 매출 증가는 물론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을 막는 것도 지역화폐의 긍정적 효과다.

해남군은 ‘해남사랑상품권’을 발행한 지 1년 만인 지난달 610억 원을 판매했고 올해는 1050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전남 시군들은 전국 최초로 도입한 농어민 공익수당 60만 원씩을 모두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있다. 순수 카드형 지역화폐인 ‘광주상생카드’는 더 대박이 났다. 광주시가 광주은행과 손잡고 지난해 3월 발행했는데 올해 들어서만 발행액이 2400억 원을 돌파해 4개월 만에 지난해 발행액의 2.8배를 넘어섰다. 긴급생계비 등 정책자금 집행이 시작된 지난달에만 1525억 원이 늘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가운데 18일부터는 지원금이 지역화폐로도 지급된다. 긴급재난지원금은 그 전에 신용카드로도 받을 수 있지만 사용 기간이 3개월로 한정돼 있는 반면 지폐형 지역화폐는 5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지역 소비 촉진에는 큰 도움이 된다. 소비하지 않고 현금화하는 ‘상품권 깡’만은 안 된다. 이제부터는 ‘깡’을 하다 걸리면 최대 2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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