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
2020년 04월 23일(목) 00:00 가가
이런 행운이 어디 있나 싶었다. “와” 절로 탄성이 터졌다. 어제 증심사 톨게이트를 지나 무등산 아래를 달리며 느낀 기분이다. 무등산 자락의 미술관 가는 길. 철쭉 등 화사한 꽃들도 인상적이었지만 이제 막 연초록으로 물들기 시작한 무등산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미술관에 도착해서 무등산 이야기부터 꺼냈다. 정송규 관장은 지긋이 웃으며 동의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무등산이, 우리가 함부로 대했던 자연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새삼 느끼게 됐다.” “오만한 우리에게 지구가 겸손하라고 말하는 것 같다.” 정 관장은 사람들이 왜 그리 바삐 사는지 모르겠다며 이곳저곳에 ‘별처럼’ 피어 있는 꽃들도 보며 가끔 해찰도 하면서 살면 좋겠다고 했다.
어제는 ‘지구의 날’이었다.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사고가 계기가 됐다. 당시 유니언 오일이 시추 작업을 진행하다 사고가 났는데, 원유 10만 배럴이 해상에 유출됐다. 이듬해 4월22일, 상원의원 게이로드 닐슨과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 등이 주축이 돼 개최한 행사에서 ‘지구의 날’이 선포됐고,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지구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50주년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부는 ‘기후변화주간’(22일~28일)을 선포, 기후 변화를 막고 지구를 구하는 저탄소 생활 수칙 지키기를 독려하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기, 안 쓰는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이용,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 이 모두 일상에서 우리가 어렵지 않게 지킬 수 있는 것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요즘 동네 산책하는 시간이 늘었다. 살고 있는 아파트와 동네 주변에 이렇게 많은 꽃과 나무들이 있는 줄 몰랐다. 자연이 주는 위로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된다.
지구는 아프다고 수없이 호소하고 경고했지만 인간들은 줄곧 외면해 왔다. 어리석은 우리는 재앙이 닥치면 그제야 뒤를 돌아볼 줄 안다. 지구의 날, 작은 실천의 첫걸음을 내디뎌 보는 건 어떨까.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어제는 ‘지구의 날’이었다.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사고가 계기가 됐다. 당시 유니언 오일이 시추 작업을 진행하다 사고가 났는데, 원유 10만 배럴이 해상에 유출됐다. 이듬해 4월22일, 상원의원 게이로드 닐슨과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 등이 주축이 돼 개최한 행사에서 ‘지구의 날’이 선포됐고,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지구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구는 아프다고 수없이 호소하고 경고했지만 인간들은 줄곧 외면해 왔다. 어리석은 우리는 재앙이 닥치면 그제야 뒤를 돌아볼 줄 안다. 지구의 날, 작은 실천의 첫걸음을 내디뎌 보는 건 어떨까.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