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의 힘
2020년 02월 27일(목) 00:00 가가
아카데미상 수상작 영화 ‘기생충’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부잣집 안주인 조여정이 송강호를 운전사로 소개받는 대목이었다. “믿는 사람 소개로 연결, 연결. 이게 최고인 것 같아. 일종의 뭐랄까, 믿음의 벨트?” 이런 대사에 이어 경쾌한 바로크풍 음악이 흐르는 7분간은 대사 없이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 빠른 장면 전환, 편집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몰입감을 높인다.
얼핏 이미 존재하는 클래식처럼 들리는 음악은 정재일 음악감독이 작곡한 ‘믿음의 벨트’다. 그는 이 곡에 대해 ‘바흐가 들었다면 깜짝 놀랄 엉터리 바로크 음악’이라 말하기도 했는데 평상시에 들어도 참 좋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오랫동안 영화를 기억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로 영화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상영작 중에서도 ‘음악’이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대표적이다.
18세기 영국의 외딴 섬을 배경으로 결혼을 앞둔 귀족 아가씨와 그의 초상화 의뢰를 받은 화가의 사랑을 담은 이 영화는 섬세한 스토리와 연기, 화면 등이 인상적이다.
칸영화제에서 ‘기생충’과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합했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줄곧 음악 없이 진행되다 마지막 장면에서 관람객들이 평생 잊지 못할 ‘강력한 한 방’을 터트린다. 아마도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앞으로도 ‘이 음악’이 흐를 때면 바로 주인공들의 아린 사랑을 떠올릴 것이다.
영화 ‘작은 아씨들’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떠난 셋째 베스가 연주하던 피아노에 앉아 누군가가 베토벤의 ‘비창’ 2악장을 연주하는 대목에서는 코끝이 찡해진다. 또 ‘침묵의 소리’(‘Sound of silence’)나 ‘스카보로의 추억’(‘Scarborough Fair’) 등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가 줄곧 흐르는 ‘졸업’ 역시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코로나 때문에 영화관 나들이가 꺼려지기도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문하거나, ‘필견 리스트’에 올려 두고 언젠가는 꼭 만나 보시길.
/김미은 문화부장mekim@kwangju.co.kr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오랫동안 영화를 기억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로 영화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상영작 중에서도 ‘음악’이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대표적이다.
영화 ‘작은 아씨들’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떠난 셋째 베스가 연주하던 피아노에 앉아 누군가가 베토벤의 ‘비창’ 2악장을 연주하는 대목에서는 코끝이 찡해진다. 또 ‘침묵의 소리’(‘Sound of silence’)나 ‘스카보로의 추억’(‘Scarborough Fair’) 등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가 줄곧 흐르는 ‘졸업’ 역시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코로나 때문에 영화관 나들이가 꺼려지기도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문하거나, ‘필견 리스트’에 올려 두고 언젠가는 꼭 만나 보시길.
/김미은 문화부장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