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開化)를 위한 시간, 방학
2020년 02월 18일(화) 00:00

[박준영 동신대 신재생에너지전공 2학년]

1년 전 대학 입학을 앞둔 예비 신입생 때, 갑자기 내게 생긴 자유가 좋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와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그때였다. 그런 내게 대학생이 되고 나서 제일 좋은 점을 꼽으라면 자유로운 복장, 고등학생 때 갖기 힘들었던 여유로움 등을 고를 수 있지만 무엇보다 긴 방학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꽃도 활짝 핀 뒤, 다음에 다시 필 꽃을 위해 잠시 동면이라는 쉬는 시간을 갖듯이 대학생도 마찬가지로 다음 학기를 위해 방학이라는 쉬는 시간을 갖는다.

방학이 길어진 건 좋지만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하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건 원치 않았다.

그래서 ‘무려 두 달이 넘는 겨울 방학을 어떻게 해야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고 학교에서 모집하는 베트남 동계 해외 봉사 활동을 신청했다. 봉사 활동을 가서 스펙을 쌓아 보자는 생각도 있었고, 방학 동안 할 것도 없으니 이걸 기회 삼아 해외여행을 가보자는 마음도 있었다.

활동 당일이 되자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베트남은 처음인데 팀원들과의 호흡까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앞섰다. 그럴 때 일수록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일주일을 한 달처럼 살고 후회 없는 봉사 활동을 하자’ ‘좋은 기억을 안겨 주고 돌아오자’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런 걱정과는 달리 막상 가보니 무난하게 모든 활동을 잘 진행했고 베트남 친구들, 그리고 같이 간 봉사 단원들까지 서로 친해지게 됐다.

또 6박 7일 동안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봉사 활동 기간 많은 점들을 배우고 느끼게 되었다.

특히 베트남 친구들의 순수한 웃음과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면서 봉사 활동의 참 의미를 느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더라도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 실제로 표정이나 행동으로도 충분히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고 느낄 수 있었다. 봉사활동의 내용 자체도 서로 교감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었다. 한국 전통 문화를 알리기 위한 복주머니·연·민화부채·전통 탈 만들기 등이 체험프로그램으로 진행됐고 K-POP을 함께 노래하고 춤을 배우며 소통하는 시간도 있었다.

봉사 활동은 단순히 내가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보단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이 굉장히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봉사뿐만 아니라 문화 교류·탐방에서도 많은 점을 배웠다. 특히 종교, 사상, 역사 등 다양한 문화 탐방의 시간은 베트남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봉사 활동이었지만 역으로 베트남의 문화와 풍습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이다.

이번 해외 봉사 활동을 통해 봉사의 참 의미와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알게 됐지만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시각, 그리고 다른 나라와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그 문화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한층 더 성숙해졌음을 스스로 느꼈다. 익숙하고 편한 곳을 떠나 낯선 환경에서 얻는 새로운 시각은 더 없이 값진 것이었다. 이번 방학에 나처럼 해외로 나가 봉사를 하거나 어학 연수를 하면서 스펙을 쌓은 대학생도 있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모으거나 자격증을 위해 공부하는 대학생, 미래를 위해 바쁘게 취업 준비를 하는 대학생 등 다양한 모습들이 존재할 것이다.

방학은 학기 중에 쌓인 피로를 덜어 내기 위한 시간이지만 두 달이 넘는 긴 기간 동안 마냥 쉬기만 한다면 무의미한 시간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모든 일에는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언제나 두려운 건 자신의 생각일 뿐 현실은 생각만큼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작하기 전에는 힘들 것 같지만 막상 부딪쳐 보면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고, 하기 싫었지만 도전하고 나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방학 때는 여러 활동에 도전하면서 보내 보자. 의미 있게 방학을 보내고 나면 더 활기찬 새 학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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