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추심 피해자 변호사 무료 지원 받는다
금감원·법률구조공단 ‘채무자 대리인 무료 지원사업’
추심업자 대리인 통해 채무자 접촉…자활자금 지원도
2020년 01월 22일(수) 00:00
광주에 살고 있는 A(20)씨는 지난해 10월께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 광고에서 대부업 광고를 보고 연락을 했다. A씨는 30만원을 빌려 일주일 후 50만원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지만, 결국 변제하지 못했다.

이후 대부업자들은 A씨의 어머니 등에게 전화를 해 “돈을 갚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친인척과 주변 모든 사람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불법 추심행위를 일삼았다. 이를 견디지 못한 A씨는 원금 및 연체이자 명목으로 연체 이자률 1만8655.6%인 260만원을 갚았지만, 이후에도 협박이 지속되자 광주북부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21일 A씨의 입금 및 송금 받은 금융기관 내역과 CCTV 등을 확인한 뒤 A씨에게 불법 채권추심 행위를 한 20대 일당 5명을 채권추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부산에서 검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2017년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포털사이트 등에 대출 관련 광고를 게재한 뒤 연락해온 채무자 1000여명에게 2110회에 걸쳐 총 10억여원을 빌려주고 7억여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이들 일당은 이렇게 번 돈으로 부산바다가 한눈에 내려 보이는 최고급 아파트 단지를 숙소 겸 사무실로 빌리고, 고급 시계와 명품 의류, 신발, 외제 차 등을 구매하는 등 호화생활을 즐겼다고 한다.

광주·전남 등에서 신용도가 약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청년·주부·노령층 등을 중심으로 불법사금융 이용이 증가하면서 불법추심에 따른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법률구조공단, 서민금융진흥원은 21일 ‘채무자 대리인 및 소송 변호사 무료지원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불법 추심 피해를 보거나 피해 우려가 있는 채무자에게 무료로 채무자 대리인(변호사)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채무자 대리인 지원’은 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채무자를 대신해 추심 과정 일체를 대리하고 불법성 검토 등 법률 서비스로, 추심업자가 대리인을 통해서만 채무자에게 접촉할 수 있도록 해 채무자는 불법 추심에서 벗어나는 것이 핵심이다.

무료 변호사들은 최고 금리(연 24%) 초과 대출, 불법추심 등으로 입은 피해와 관련해 반환청구·손해배상·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등을 대리하는 역할 등을 맡는다. 또 채무자는 서민금융진흥원의 자활자금 지원(고금리 대안상품·채무감면·만기 연장 지원) 프로그램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사업의 지원 대상은 등록·미등록 대부업자로부터 불법 추심 피해(피해 우려 포함)를 봤거나 최고금리 초과 대출을 받은 채무자 가운데 기준중위 소득 125%(1인 가구 기준 월 220만원) 이하인 경우다. 다만 미등록 대부업 피해자에 대한 채무자 대리인(변호사) 선임 사업은 소득요건 없이 전원에게 지원한다.

불법 추심 피해자는 오는 28일부터 금감원, 법률구조공단에 지원신청을 할 수 있다. 오는 3월부터는 온라인 신청 시스템을 가동하고, 지방자치단체 콜센터나 일선 경찰서에서 신청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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