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문화기행 <상> 스웨덴 스톡홀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식어가 붙는 곳
이케아·H&M·아바·노벨상…
말괄량이 삐삐 만나는 ‘유니바켄’
관광객 인기스폿 시립도서관
스웨덴 민속촌 ‘스칸센’
미로같은 골목길 감라스탄
투어 프로 운영하는 시청사
2019년 12월 16일(월) 04:50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 꼽히는 스톡홀름 시립도서관은 전 세계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인기스폿이다.


이케아, H&M, 아바, 노벨상, 말괄량이 삐삐. 사람들이 스웨덴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들이다. 복지국가로 명성이 높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은 북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도시로 다양한 문화 자산을 품고 있다.

스톡홀름 투어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소는 13세기 중반 조성된 감라 스탄(구시가지) 지구다. 중세도시를 연상시키는 골목골목에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집들은 상점, 음식점, 갤러리 등 다채로운 장소로 활용되며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골목길 등 미로찾기 하듯 이곳저곳을 거닐다 보면 스톡홀름에서 가장 오래된 대성당, 노벨의 생애와 노벨상에 대한 정보를 만날 수 있는 노벨박물관 등과 자연스레 마주치게 된다.

스톡홀름을 찾는 이들이 ‘의외로’ 많이 방문하는 장소가 있다. 스톡홀름 시립도서관이다. 몇년 사이 유명한 건축가가 참여한, 세련된 디자인들로 무장한 전 세계 곳곳의 도서관에 비하면 스웨덴의 대표 건축가 군나라 아스프룬드가 1928년 설계한 스톡홀름도서관의 붉은색 외관은 지극히 소박하고 규모도 작다. 하지만 9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오래되고, 작은 공간에 들어서면 놀라운 풍경이 펼쳐진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를 금방 알게 된다.

로비에 들어서 몇개의 계단을 오르면 펼쳐지는 이곳은 ‘책의 성전’처럼, ‘책의 천국’으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느껴진다. 3층 높이로 책이 꽂혀있는 원형의 공간은 어디서 바라보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느끼게 하는 오래된 의자와 따스한 조명, 구석 구석 감춰진 열람 공간에서 책을 보는 이들을 보고 있자면 이곳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진다. 도서관에서는 전세계에서 방문한 이들이 조용히 공간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스톡홀름 시청사 모습.


스톡홀름 시청사 역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청 건물’로 꼽힌다. 1923년 라구나르 오스토베리에 의해 세워진 후 스톡홀름 최고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시청은 매년 12월 노벨상 시상식과 축하 만찬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1800만 개 이상의 금박 모자이크 등으로 장식된 골든 홀 등 시청사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언제나 인기가 높다.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묻은 고풍스런 건물과 광장, 바로 앞의 운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늘 높이 솟은 청사 시계탑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시계탑에 모티브를 제공했다고 한다. 수십개의 아치 모형의 기둥이 나란히 선 공간을 빠져 나오면 바로 이어지는 잔디밭에 앉아 푸른 운하 너머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스웨덴의 민속촌 '스칸센'에서 열린 축제에서 의상체험을 하는 시민들.


한 때 왕실의 사냥터로 사용되었으며 지금은 스톡홀름의 굵직한 박물관들이 모여있어 ‘박물관의 섬’으로 불리는 유르고덴 지구에서는 ‘스웨덴적인’ 것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민속촌 같은 ‘스칸센’(Skansen)은 흥미로운 공간이다. 1891년 문을 연 스칸센은 30만㎡ 규모의 세계 최초 야외 박물관으로 스웨덴 전국 곳곳의 전통 가옥 150채를 비롯해 각종 나무, 동물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7~19세기 생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눈길을 끈다. 옛 모습 그대로의 집에 들어서면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만날 수 있으며 전통의상을 입은 이들이 빵을 만들고, 유리 공예품을 제작하고, 차를 판다.

운이 좋다면 옛날 모습 그대로 열리는 축제 현장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방문길, 나에겐 그런 행운이 주어졌다. 영화에서 봤음직한 전통의상을 입고, 물건을 팔고, 춤을 추고, 각종 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을 떠나온듯했다. 시민들은 우리가 한복체험을 하듯, 18세기 의상을 차려입고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유니바켄’에서 만난 말괄량이 삐삐의 집.


인근에는 ‘말괄량이 삐삐’를 사랑하는 이라면 놓칠 수 없는 ‘유니바켄(Junibacan)’이 있다. ‘말괄량이 삐삐’를 탄생시킨 스웨덴의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랜을 비롯해 북유럽 작가의 동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미니 테마 박물관인 이곳은 물론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할 곳이지만 ‘삐삐’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도 매혹적인 곳이다.

1층 입구에서 앙증맞은 이야기 기차를 탔다. 북유럽 동화작가들의 이야기를 미니어처로 구현해 놓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여행은 흥미롭다. 2층에는 어릴 적 TV에서 봤던 삐삐의 집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짝짝이 양말, 큰 주걱, 여행 가방, 앙증맞은 의자 등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 들어있는 삐삐의 집은 요지경 속이다. 창문, 굴뚝, 아궁이 등으로 아이들은 얼굴을 내밀고, 어른들도 몸을 조금만 낮추면 삐삐의 공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삐삐가 토니, 아만다와 즐겨탔던 말에 올라타 사진을 찍는 가족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그밖에 세계적인 4인조 그룹 ‘아바’의 모든 것을 만날 있는 아바 박물관, 스웨덴 국력이 절정기에 달했던 1625년에 만들어진 후 첫 항해에서 침몰한 군함 바사(Vasa)호를 1961년 인양해 전시한 바사호박물관, 팝 아티스트 로버트 라우센버그가 써내려간 컨물의 캘리그래피와 야외 공간에서 칼더의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현대미술관, 스웨덴 건축의 역사가 모여 있는 건축박물관 등도 눈길을 끈다.

한편 도시 곳곳을 이동할 때 이용하는 지하철 역사는 ‘세계에서 가장 긴 갤러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스톡홀름=글·사진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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