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일몰제’관심 쏠린 사이 ‘도로일몰제’ 깜깜이 추진
2019년 12월 08일(일) 21:10
10일 서창동서 ‘풍암유통단지 4차선 도로개설 주민설명회’
광주, 일몰제 도로 52개 중 15개 살리고 나머지 해제 ‘가닥’

도시계획 상 도로 개설이 예정된 풍암 중고차 매매단지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시는 10일 서구 서창동주민센터에서 ‘풍암유통단지 회재유통길 도로개설 주민설명회’를 연다. 서부농산물시장 뒷편에서 풍암중고자동차 매매단지까지 길이 960m, 폭 20m짜리(왕복 4차선) ‘└┘’자형 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명목이다. 부지 매입과 공사에 311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3년 도로가 준공되면 풍암중고차 매매단지는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둘로 나뉘게 된다.

중고차 매매단지 한 종사자는 “설명회는 없었으나 측량업체가 부지 측량에 나서면서 간접적으로 알게 됐다”며 “도로가 생기면 땅값이 오르고 차량 왕래도 늘어 영업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20년 넘게 지도상에만 그려져 있던 ‘도시계획상 도로’를 내년 7월 1일 일몰제 시행 전 실제로 개설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장기미집행 중인 도시계획도로를 2020년 7월 일몰제 시행 전 설치하기 위한 작업이 광주에서도 한창이다. 지도에만 그려진 도로(도시계획도로)를 20년 이상 착공하지 않고 규제할 경우 토지 소유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도시계획시설 지정 효력을 해제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내년 7월 1일 일몰제 시행으로 사라지게 될 도로폭 20m 이상의 도시계획도로는 모두 52곳이다. 시는 이 가운데 12개 도시계획도로는 도로 시설에서 해제시켜줄 것을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요청했다. 15개 도시계획도로는 일몰제 시행 전 부지를 매입해 공사를 시작하거나, 도로 개설을 위한 실시계획 인가를 마칠 예정이다. 나머지 도로 25개는 일몰제를 적용해 기존 도로계획을 해지할 방침을 세웠다. 광주시는 일몰제에 해당하는 4차선 이상 도로 52곳 전체를 실제 도로로 조성할 경우 최소 2조원의 사업비가 들 것이라는 자체 판단에 따라 이 같이 방침을 정했다.

문제는 이들 도시계획도로 가운데 개설 여부나 우선 순위를 어떻게 정하고 있는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사전 공청회나 공람 등의 제도가 있어 주민 의견을 반영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계획 결정 이후 의견 수렴에 그치는데다 참석자도 극히 제한적이다. 또 전문가, 시민단체 등의 의견 수렴도 관계되는 주민들에게 공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이봉수 현대계획연구소 소장은 “지도에 그려진 도로가 실제 뚫리느냐, 도로로 바뀌지 않고 지도에서 조용히 사라지느냐, 도로가 여러 개 뚫린다면 개설 순서는 어떻게 결정되느냐의 여부는 땅값, 이동시간, 물류비 등 시민 생활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며 “일몰제에 따라 급하게 추진되는 도시계획도로 개설 사업은 물론 향후 추진될 도로 개설 여부까지 ‘결정 후 사후 통보’가 아니라 사전에 시민 의사를 수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도시계획도로 폐지 결정은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안건이지만 도로 개설 결정이나 순서는 광주시 재량 사항”이라며 “도로 개설 민원 등 도시계획도로를 둘러싼 주변 상황 등을 고려해 광주시가 적절하게 결정하고 있지만, 도로 개설을 결정하기 전에 주민 의사를 반영하는 방안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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